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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 로그

[COC/아라시가오카] 카나미유 플레이로그

by 농부심 2022. 4. 23.

 

 

 

시미즈 카나메:35
 
GAMZA (GM):
 
시미즈 카나메:
 
GAMZA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오늘 운수가...
 
넌내:
 
GAMZA (GM):좀 별로?
 
넌내:아 저인장으로는 드립도못치겟네
 
GAMZA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넌내:아무래도... 내쫓긴 사람으로서
다시집에불려오면
 
GAMZA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넌내:운이안조은편아닐까요..
 
GAMZA (GM):그럴 만두
 
넌내:만두 먹고싶다
 
GAMZA (GM):하 볼수록 증사컷이라
 
넌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 ㄹㅇ
 
GAMZA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넌내:증사컷개웃김
 
GAMZA (GM):형...정말 각이
똑바로 맞춰져잇구나
 
넌내:찍습니다 ~
찰칵 .
 
GAMZA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넌내:미유키는.. 배우컷인데
 
GAMZA (GM):ㅋㅋㅋㅌㅋㅌㅋㅌ
아들..허리펴라
척추수술 7000만언
 
넌내:하 ㅋ 배우하니까 오프레보고싶네
아직출발도안햇으면서
 
GAMZA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자그럼 25분에 딱!!출발할게용~~^_______^
 
넌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
 
아라시가오카로고
 
아라시가오카세카
 
22:25
 
-

 

 

 
ㅡ거기까지가, 이틀 전 미유키에게서 도착한 편지였습니다.
 
당신은 편지를 손에 쥔 채로 고향으로 향하는 차 안에 몸을 실었습니다.
 
사실 이 편지가 아니라도 귀향은 결정되어 있었던 일입니다.
 
차 창문 밖으로 소나무가 몇 번 째 지나갔을까 싶을 때,
 
차는 이내 자리에 멈춥니다.

 
시미즈 카나메:(여긴 여전하군요.)
 
차에서 내리면, 익숙한, 그러나 너무 오래 보지 않아서 낯선,
 
저택의 사용인들이 당신을 반깁니다.
 
조직원들 또한 일렬종대로 줄을 서 당신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아무래도 한 때는 ‘머리’ 후보였으니까요.
 
아직까지는 어느 정도 대접을 받는 모양입니다.
 
시미즈 카나메:(신경쓰지 않고 앞으로 걸어간다. 오늘이 아니면 다시 보지 않을 이들이므로.)
 
저택 안으로 들어서면, 내부는 계승식 준비 때문인지 화려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서양식 저택 안에서 기모노를 입은 사용인들이 바삐 움직이는 꼴이,
 
꼭 예전 그 때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참 어색합니다.
 
시미즈 카나메: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저만치서 저택의 사용인들이 당신을 보며 무어라 숙덕거리고 있습니다만...
 
당신은 신경쓰지 않고 지나갑니다.
 
그야, 오늘이 지나면 다시 안 볼 사람들이니까요.
 
무어라 떠들던 당신의 알 바는 아니죠.
 
걸음을 옮기는 당신 옆으로 사용인이 다가와 짐을 들어줍니다.
 
그러고 보면 이 저택에서 지낼 때는 보통 이런 식으로 대해졌었죠.
 
잠깐 향수에 잠기니, 자연스럽게, 그 시절을 같이 보냈던 미유키에게 생각이 미치게 됩니다.
 
내일이면 이 저택 전부를 계승받을 그는,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요.
 
그가….
 
어차피 계승식 날이면 저택으로 오게 될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그런데 굳이 그런 편지를 보낼 이유가 무엇일지…
 
주머니 안의 편지 종이가 바스락거립니다.
 
당신은, 미유키의 방 위치를 알고 있습니다.
 
그야, 이 집에 사는 동안 줄곧 봐 왔던 방문인걸요.
 
우리는 이 저택에서, 아홉 모두 각자의 방 하나씩을 차지하고 살았습니다.
 
2층에 있던 당신의 방,
 
1층에 있던 미유키의 방…
 
유년 시절의 기억들이 당신에게 얽혀들다 떨어집니다.
 
…그를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을 겁니다.
 
시미즈 카나메:(...미유키의 방 쪽을 흘긋 바라본다. 그는 아직도 같은 방에 머무르고 있을지. 이제는 머리 후보라는 "대단한" 위치에 있으므로, 더 크고 좋은 방으로 옮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당신이 그의 방문 앞에 멀거니 서 있다 보면,
 
???: 어, 카나메 아냐?
 
누군가 뒤에서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시미즈 카나메:...? (돌아본다.)
 
미야시타:야, 오랜만이다! 짜식...5년만에 봤는데 그닥 바뀐 것 같지도 않네.
 
아....미야시타군요.
 
당신보다 한 살 많은 손 윗 형제입니다.
 
그러나 영 나잇값을 못하고 사고만 쳐 대서 일찍부터 경쟁 상대로는 미뤄뒀던... 그런 인간이죠.
 
어쨌거나 그도 계승식을 위해 모였나 봅니다.
 
미야시타:근데 이 앞에서 뭐 하고 있어? 얼른 짐 풀잖고.(당신이 바라보고 있던 앞 어깨너머로 넘겨보곤) ....아, 혹시 미유키 보려고?
 
시미즈 카나메:...(대꾸하기 싫어서 10초정도 그냥 꼬라보기만 하다가...) ...아뇨. 부르시길래 멈춘 것 뿐입니다. (거리감 있는 말투로 답한다.) 이제 방으로 가려는 참입니다.
 
미야시타:응? (눈 끔뻑거리면서 듣다가) 어우, 야 우리 사이에 웬 존댓말이야? (눈치도 없이 히죽히죽 웃습니다) 너도 민간인 다 됐다 이거지? 에이 그러지 말고 긴장 풀자고, 거...오랜만에 봤는데 남자애들끼리 모여서 다같이 술이나 한잔? (등 툭툭 두드리며 술잔 딱! 마시는 제스처 취했다가 문득 생각난듯 말합니다) 아...근데 미유키는 같이 못 마시겠네.
너네 예전에 꽤나 사이 좋았잖아. 쟤가 저렇게 되어가지고 너도 참 마음이 안좋겠어? (측은한 얼굴로 쳐다봅니다)
 
시미즈 카나메:아뇨. 음주에는 취미가 없습니다. 바쁘기도 하고요. 술 상대를 찾으시는 거라면 다른 사람이 좋겠습니다. 다른... 남자"애"들 말입니다. (흘긋 미야시타 쪽을 흘겨보았다가, 그대로 눈을 한 번 깜박인다.) 저렇게라뇨? 저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만.
 
미야시타:(그 소리에 울상으로) 뭐어~? 너랑 미유키 뺴면 이제 아야노밖에 없는데, 그녀석은 마시다 말고 졸리다고 자버릴텐데?? 무슨 재미로 마시냐 그럼.... (입 댓발 나와서 쭝얼쭝얼거리다가) ...그래도 내일 좋은 날인데 좀 늘어지는 것도 좋지 않아? 뭐 저녁에 생각 바뀌면 말하고. (다시 호구같은 웃는얼굴로 돌아옵니다)
응? 아...너는 인제 와서 모르려나?(턱 긁으며) 난 한 이틀 전엔가 와가지고... 사용인들 떠드는거 줏어들었는데.
(미유키 방 문 슬쩍 엄지로 가리키며) 그...쟤가 원래는 되게 나긋나긋하니 얌전했잖아? 웃기도 잘 웃고? 근데 지금은 영 딴판이다더라고. 오밤중에 소리를 지르질 않나, 물건을 집어던지질 않나... 요 몇 달은 밥도 거진 거른댄다. 아주 삐쩍 말랐다던데? 뭐...방 밖으로 나온걸 본 적이 없으니 잘은 모르겠지만.
 
그는 고심하는듯 턱을 긁으며 이어 말합니다.
 
미야시타:아무래도 이...(머리 툭툭 건드리며) 이게 좀 안좋아 졌나? 그렇다던데? 아, 그러고보니 사용인들이 네 얘기도 하더라고. 미유키보다 네가 더 머리에 적합하지 않겠느냐 뭐라냐.... 뭐, 그러다가 자기네들 머리가 몸뚱이에 적합하지 않게 되었지만서두. (회심의 농담이었는지 지가 말해놓고 파하핫!!합니다)
어쨌든 병문안이라도 하고 싶으면 가서 보지 그래? 그녀석, 계속 자기 방에 틀어박혀 있는 모양이니까.
 
시미즈 카나메:(눈을 굴려 문 너머를 가늠한다. 변했구나. 편지의 내용으로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긴 했다. 그게 아니라도, 5년이나 지나면 무엇이든 변한다. ...하지만 변한 이유까지는 짐작할 수 없다. 각자도생한지 제법 오래 되었고, 제 삶은 과거 따윌 회상하며 추억에 잠기기엔 빈틈없이 바쁘고 메말랐다.) 등 따뜻하고 배부르게 잘 사는줄만 알았더니 의외군요. (적당히 대답하고 나서,)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들리는 소문을 전해주신 건 감사합니다만, 슬슬 짐을 정리해야 할 것 같군요.
(그러고서는, 안 가보냐는 듯 가만히 상대를 바라본다.)
 
미야시타:그러니까, 나도 그런 줄만 알았는데... 역시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니까? 쩝...(입맛 습 다시다가 이만 가겠다는 듯 말하는 당신 보며) 음? 아, 그래, 내가 너무 오래 세워뒀지? 그럼 짐 정리 잘 하고! 이따가, (술 마시는 제스처 또 하며) 알지?? (하고 헤죽헤죽 웃으며 다른곳으로 갑니다)
 
시미즈 카나메:안 마십니다. (뒷통수에 대고...)
(미야시타가 사라지면, 아직 풀지 않은 짐부터 2층의 방에 넣는다. 간단히 정리를 마치고 나면, 그제야 편지에 생각이 미쳐... 1층으로 내려와 미유키의 방문을 두드리게 된다.) 계십니까.
 
미유키의 방 문은 묘하게 차가운 느낌이 듭니다.
 
그 앞에 서서 노크를 하면,
".........누구?"
 
안쪽에서부터 가늘고 갈라진 목소리가 새어나옵니다.
 
시미즈 카나메:... (찰나간 무어라 답할지 주저하다가,) 시미즈입니다. 최근에 서신을 보내셨죠. 기억하십니까? (건조한 어조로 묻는다.)
 
당신의 대답에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가,
"...열려 있으니까 들어와요."
 
시미즈 카나메:(대답을 듣고, 문손잡이를 잡았다가 놓았다. 달갑지 않은 자리라고는 하나 옛 지인을 양 손 가벼이 맞이하는 것은 퍽 무례하지 않나. 그렇다고 해서 양 손 무겁게 선물을 사 올 생각은 않았다. 고민하던 차에 갈라진 목소리를 떠올리고는, 주방에서 미지근한 물 한 잔을 준비하여 들어간다. 이 정도 허드렛일은 감내하는 게 맞겠지.)
 
당신이 주방까지 들어가 물을 떠가자 주변의 사용인들이 연신 흘끔거렸습니다만...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는 않는군요.
 
시미즈 카나메:(차라리 잘됐다.)
 
누구에게 가져다 주려는 것인지를 알기 때문인걸까요? 아니면...
 
뭐, 더 신경써 봤자 좋을 건 없겠죠.
 
물 한 컵을 들고 다시금 방문 앞에 서서,
 
거슬리는 소리를 내는 문을 천천히 열어젖히고 안에 들어섭니다.

 

 

 
방 안으로 들어가면, 꼴이 그닥 보기 좋지는 않습니다.
 
사용인들이 저택을 관리할 게 분명한데도, 미유키의 방은 엉망입니다.
 
반쯤 찢긴 커텐, 바닥에 굴러다니는 베개와 책들. 쌓여 있는 먼지....
 
미유키는 방 구석의 침대 위에 앉아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유키:오랜만이네, 나 반가워요?
 
1년 만에 만난 미유키의 목소리는 깊고, 불안하고,
 
어딘가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당신이 이 저택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나긋나긋 부드러운 울림으로 답하던 아이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요?
 
시미즈 카나메:(반가워요, 라는 질문엔 굳이 답하지 않고.) 많이 변하셨군요.
 
미유키:(그 말에 잠시간 답 없이 고개 느적하니 돌리며 당신 응시하다) ...그건 내 얘기만은 아닌 것 같은데. 안 그래요, 형?
많이 늦었네...온다면 더 일찍 올 줄 알았는데.(작게 키득이다가) 편지 보낸건, 받았어요?
 
시미즈 카나메:그게 제가 가진 것 없이 내쫓겨서 5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죠. (방을 눈으로 훑다가, 침대 옆의 협탁에 쟁반과 물잔을 내려둔다.) 도련님이랑은 상황이 다릅니다.
편지는 받았습니다. 무슨 뜻이죠?
 
미유키:(당신 물끄럼 보고는, 푸스슥 바람빠진 듯한 소리 내며 어깨 들썩이곤) 시간이 야속하긴 한가봐요 형, 도련님이라니...언제부터 그렇게 불렀다고? 너무하네........나 좀 울 것 같아.
(라고 말하지만 눈가는 퀭하니 메말라 있습니다) 무슨 뜻이긴요. 그대로의 뜻이지... 이 꼴을 보고...무슨 감상 없어요? 아, 편질 받고서도 이제서야 오신 매정한 분께는 별 의미도 없나....(입꼬리 비틀며 웃습니다)
 
시미즈 카나메:부르니 오긴 했습니다만 이제 남남이나 진배없는 사이 아닙니까. 형제 놀음은 졸업해야죠. (당신의 눈가를 한 번 확인한다. 아니나 다를까 말라 있다.) 눈물이 나오면 말씀하십시오. 사용인들은 이 방에 접근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으니, 휴지 정도는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며칠 지나면 다시 안 볼 사이에 속사정을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그렇게 말씀하시니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제 왼쪽 눈가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린다.) 눈은 어떻게 된 겁니까? 팔아먹기라도 했습니까.
 
미유키:.........그런 부분은 여전한 것도 같은데. 헷갈리게 만드네요.
편지를 한달이나 방치했으면서....내 꼴 보고 비웃기나 하려고 왔나 싶었는데. 예전 생각나게 하네요. 내가 울면 형이 와서 닦아줬잖아, 기억 나요?
(잠시간 감상에 빠진듯 양옆으로 느릿하게 오뚝이처럼 상체 까딱이다 별안간 뚝 멈춰선) ...뭐 다 이제 옛 일인가?
(그리곤 당신 질문에) 아, 이거....(손 들어 붕대 두른 눈가 쓸며) ...저번에 발작을 좀 해서.
칼을 들고 난동을 부렸다고 하더라고, 난 기억도 안 나는데...후후, 진짜 미쳐버린 걸까? 어떻게 생각해요? 나...미친 사람 같나?
 
시미즈 카나메:(기억이 안 날리는 없지만, ...) 그 땐 도련님이 어렸으니까요. 지금은 사지 멀쩡한 성인이니 혼자 닦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어지는 말에는 제법 오랫동안 침묵을 지킨다. 말을 고르는듯 싶었다.) 기억이 안 나는 건 확실히 문제지만, ... (한 번 서두를 떼자 문장은 막힘없이 이어진다.)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발작을 해도, 미쳐도, 결국 도련님은 머리가 될 겁니다. 손가락질하며 심기를 어지럽히는 이가 있으면 목을 베어버리십시오. 이 저택에 있는 한 다들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곤란하죠.
그런데, (방을 한 번 둘러본다.) 원인이라도 있습니까?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답니까? 책임감 같은 겁니까? ...하고, 구태여 묻지는 않았지만, 눈은 그것을 말하고 있었다.)
 
미유키:...역시 매정하다니까. (웃음기 뚝 거두며 구부정히 숙인 허리 세우고는, 이어진 당신 말 가만히 듣다가, 다시금 음산하게 키득거립니다.) ....후, 후후...그렇죠. 그렇겠지. 그 작자들이 이렇게 만든 건데... 본인들이 감당하지 못하면 얼마나 꼴이 우스워요? 그거야말로 멍청하기 짝이 없는 짓거린데....
(당신 하는 양 눈동자로 지긋이 좇으며 나자막히 답합니다)원인? 원인이라... 글쎼, 잡히는게 한둘이 아니라....
 
그렇게 말하는 그는, 잠시 눈을 내리깔고 생각하는 듯 하더니,
 
낮고 쉰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미유키:...역시, 아버지 때문이려나?
그 치가 날 죽이려 하니까요.
 
시미즈 카나메:(매정하다니까, 라는 말에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하고 응수하고는... 협탁 위의 잔을 한 손으로 들어 네게 내민다.) 척이라도 지셨습니까?
 
미유키:(칭찬으로 듣겠다는 말에 후후 작게 웃으며 물컵 받아들곤... 조금씩 홀짝이며 말 잇습니다) 정말 졌으면 이러고 있지도 않았겠죠. 글쎄...언제였더라. 어느날 확신이 들더라구요. 아....아버지가 날 죽이려 하는구나. 하는.
그래서 형에게 편지를 띄운건데... (눈동자만 데록 굴려 당신 응시하며)이렇게 변하신 줄은 볼랐지. (키득입니다) 그래도 형이 먼저 방으로 와 줘서 다행이에요. 내 쪽에서 형을 만나러 갈 핑계는 없었을 테니까.
 
시미즈 카나메:(미미하게 인상을 찌푸리고 작은 한숨을 뱉는다.) ... 실망시켜드려 죄송하군요. 무얼 기대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주머니에 넣어 둔 편지가 바삭대며 스치는 소리가 유난히 거슬리게 느껴졌다. 신경을 다른 데로 틀고자, 창가로 다가가 찢긴 커튼을 정리한다. 네게 뒷모습을 보였으나 어쨌든 대화는 이어졌다.) 저택을 나갈 생각은 없었습니까?
 
미유키:...... (물을 반절쯤 마셨을까, 유리컵 입구 이빨로 잘근잘근 깨물면서 듣다가 뜬금없는 문장을 뱉습니다) 오랜만에 왔는데, 저택의 정원은 나가 봤어요?
 
시미즈 카나메:(커튼을 정리하던 것도 잠시, 어느새인가 네 옆에 다가와 손에서 유리컵을 수거(...)해 간다.) 아뇨. 그런 한가한 기분은 아니라서.
 
미유키:(한참 잘근거리다가 수거당하고는) 아,
.......(당신 조금 빤............히 보다가) ....그래요?
 
시미즈 카나메:뭘 봅니까? (컵 탁! 내려둠.)
 
미유키:(그 말에 대답않고 고개만 홱 돌리고는 창밖 응시하며 중얼거립니다) 형, 기억나죠? 저택 정원에 연못이 있고... 거기에 수련이며 비단잉어들이 잔뜩 있어서 여름쯔음이면 꽤나 운치있었던 거.
...이제 거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기억이 안 나. 나가면....시선이 진득하게 따라붙고, 가는곳마다 발소리가 들리고... 저택 밖으로는 한 발짝도 못 나가지.
연락책도 빼앗기고, 물건을 들여오려고 하면 두 번 세 번 검사를 맡아야 해. 잠을 자려고 누우면 누군가 천장을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려, 눈을 감아도 귓전에서 계속, 사각사각, 사각사각, 사각사각사각...
 
그리 말하는 미유키의 목소리는 고저가 없습니다.
 
텅 빈 새까만 눈을 부릅뜨고 창밖에 고정한채, 그가 말을 이으며...
 
미유키:... 내가 미친 걸까요? 어쩌면 내가 미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걸지도 모르지.., 나가는 생각? 당연히 해 봤죠. 그래서 형을 부른건데.......
(그 순간 고개 홱 돌리며, 가늘게 핏발 선 눈으로 당신 응시합니다)
형이, 형은 오지 않았어. 내가, 내가 어떤 기분으로... 어떤 시간을 보내며 기다렸는지도 모르지, 형은 몰라, 모른다고. 이 집안이 어떻게 미쳐있는지, 그 치들이 얼마나 끔찍한지....
(계속 앉아있던 침대 윗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마른 팔에서 나올 것 같지 않은 매서운 힘으로 당신 팔 붙잡고는) 난, 형이 정말로 필요했는데....왜 안 왔어? 왜 그랬어? 형은, 내가....
 
시미즈 카나메:... (순간 한 발짝 물러났다가... 팔을 붙잡힌 채로 눈썹 끝만 들어올린다. 제 팔을 잡은 손을 반대쪽 손으로 붙들고는,) 진정하시죠.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예, 전 모릅니다. 이 집안의, 아라시구미의 일에 대해서는 이제 별로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한때는 조직에 이바지하는 것이... 나아가 머리가 되는 것이 목표였던 적도 있었습니다만... 다 옛 일이죠. 도련님의 말대로.
평범한 삶,이 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과는 조금도 얽혀 있지 않는 삶 말입니다. ...이곳에 오길 꺼려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도련님과 정 반대의 길을 걷기로 했으니까요. ...상태가 이 정도인지도 몰랐고. (알았어도 미뤄 뒀을까. 지금 와서는 모르는 일이다.)
 
미유키:(붙들리건 말건, 그러쥔 손에 더욱 힘 주며 쉰 목소리로 또박또박 힘주어 말합니다) ....모른채로, 그렇게 눈 돌리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아니야...그럴 수없어. 이 집에서 부대껴 산 그 지난 시간들을....마주할 수밖에 없다고. 싫더라도 그렇게 될거야. 때가, 때가 왔어 형.............
 
그가 가히 실성한 사람처럼 애꿎은 당신을 붙들고 열변을 토하다가,
 
갑작스레 창문쪽을 향해 고갤 홱 돌립니다.
 
그 시선은 곧고…아니, 지나치게 곧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두려움에 찬 눈으로 응시하다....
 
미유키는 창문 쪽으로 달려가더니 거칠게 커튼을 칩니다.
 
검은색 암막 커튼이 빛을 덮고, 방은 곧 어둠에 젖어듭니다.
 
...그는 커튼을 붙을고 고갤 푹 숙인채로 거친 숨을 몰아쉴 따름입니다.
 
시미즈 카나메:... (빛 한 점 새지 않는 커튼 너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어둠에 묻힌 인영이 일렁이는 곳에 시선을 못박는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만.
 
미유키:(커튼 꽉 붙든 채로 고개만 당신 향해 돌려, 식은땀 흘리는 얼굴로횡설수설거립니다) ....저, 저 창문 너머에, 유령이. 여자애 유령이 있어. 들여다보내 달라고 하고 있잖아요. 안보여요? 잠옷바람에, 갈색머리를 온통 산발하곤…!
지금, 들여보내 달라고 소리치고있잖아....... 정말, 안보여요?
 
시미즈 카나메:(묘하게 구체적이군.) 네. 안 보입니다. 여차하면 다시 확인해드릴수도 있습니다만.
들여보내달라는 말 이외에는 아무 말도 안 합니까?
 
미유키:(확인해줄수있다는 말에 그저 커튼 붙들고 필사적으로 고개 내젓습니다.) (붙든 손등에 핏줄이 서도록 꽉, 그렇게 몇분을 서있다가....) .....나, 이러는거 꼴사납죠? 하, 하하...... 이런 식으로 다시 보고 싶지 않았어. 정말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이제 때가 와버렸으니까, 더이상 물러날 데가 없었다구요...........
(그리곤 겨우 허리 펴고 서서 곧 울것같은 얼굴로 말합니다) ...나, 아마 내일 계승식이 끝나면 아버지 손에 죽을 거에요. 왜 죽이려는지, 그 이유까지는 모르겠지만...내일이 끝이라는것. 그것 하나만은 단언할 수 있어.....
 
시미즈 카나메:... (침묵을 지킨 채 한참을 바라보다가,)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건 거의 없습니다. 그건 한 달 전에 왔더라도 마찬가지였을겁니다.
(그대로 느릿하게 눈을 한 번 깜박인다.) ...절 너무 믿지는 마십시오. (도와주겠다거나, 노력한다거나... 그런 말은 인사치레로라도 꺼내지 않고 말을 마무리한다. 죽는다고 하면, 손 놓고 보고 있을 생각은 없지만... 기대를 심어줄 만큼 대단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2022.04.02. 02:23 끊음
 
2022.04.02. 21:00 이어감
 
당신의 말에 그가 순간 무너지는 듯한 표정을 했다가,
 
미유키:형, 내가, 내가 정말 뭔갈 해주길 바라고 형을 부른 것 같아? 아냐, 나는....
 
무언가 더 말을 쏟아내려던 듯 해 보이던 미유키의 입이,
 
방문의 노크소리에 순간 가로막힙니다.
 
사용인:....미유키 님, 간식을 가져왔습니다.
조금이라도 드셔야 해요. 벌써 며칠쨰....
 
사용인이 채 말을 끝맻기도 전에 미유키가 방문으로 화병을 집어던집니다.
 
화병이 산산조각나는 소리가 방 안을 채웁니다.
 
숨을 몰아쉬며 방문을 노려보던 미유키의 고개가, 당신을 향해 홱 돌아갑니다.
 
실수했단 듯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그가 당신을 봅니다.
 
미유키:...아냐, 아니에요 형. 이건...그러니까.
(무어라 변명거리라도 찾는지 눈을 이리 저리 굴리다가, 이미 엎질러진 물이란 걸 깨달았는지 입술 깨물며 당신 팔 붙잡습니다.)
다들, 다들 한 패란 말이에요. 믿으면 안 돼. 바깥의 누구도, 내 편이라곤 하나도 없다구. 먹을 것에 뭘 탔을지도 모른다구요. 혹시 모르지, 그것 때문에 이렇게 된 걸 지..... 응? 정말, 내가 하고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야, 믿어줘요......
 
시미즈 카나메:... (깨진 화병과 당신을 번갈아 보다가, 붙잡힌 팔을 놓고 화병을 정리한다. 손 안에서 깨진 유리가 잘각, 잘각 단말마를 남겼다.) 계속 그러다간 아버지가 손을 쓸 필요도 없이 아사할겁니다. 바깥에서 사 온 음식이라면 드실 수 있겠습니까?
 
미유키:...............(잡은 손이 놓쳐지자 절박한 얼굴 했다가 화병을 정리하는 당신 보자 다시 조금 가라앉습니다.) (그리고 이은 말 들으며 한쪽 손으로 다른쪽 팔뚝 끌어안으며 입술 달싹이다....작게 고개 끄덕입니다.)
 
시미즈 카나메:(따라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더 하실 말씀 있습니까? (문손잡이를 잡는다.)
 
미유키:(고개 돌려 눈 못마주치고 있다가....손 꼼지락거리며 작게 묻습니다)....다시 올 거죠?
 
시미즈 카나메:(그 어린 듯한 행동을 보면, 불현듯 옛 모습이 겹친다. 많이 바뀌었는데, 또 저걸 보면 그렇게 바뀐 것 같지도 않군.) 예. 쉬고 계십시오.
 
당신은 미유키를 남겨두고 방을 나옵니다.
 
닫히는 문 사이로 어지러운 방 한가운데 멀거니 서있는 그가 보였다가, 사라집니다.
 
자...그럼 이제 어디로 가나요, 카나메?
 
시미즈 카나메:(휴대폰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상점이나 편의점을 알아본다. 꽤 거리가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주변에 뭘 사먹을 만한 곳이 있나...하고 살펴보면,
 
음...역시 거리가 꽤 되는군요.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10키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무슨 저택을 이리 깊은 곳에 지어뒀나...싶습니다.
 
어쩔수없이, 타고 온 차를 끌고 나가는 수밖에 없겠어요.
 
아니면, 부엌에서 간단하게 요깃거리를 만들어 온다던가...?
 
시미즈 카나메:...(2)
(바깥에서 사오겠다고 했지만, 차를 끌고 나가기엔 번거롭고... 그것이 하필 편의점 음식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자연히 발이 부엌으로 향한다. 요리가 특기는 아니지만, 간단한 죽 정도는 만들 수 있으니 가지고 갈까.) ...이런 귀찮은 일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귀찮긴 하지만....그래도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옛 정 때문일까요?
 
어쨌든 당신은 부엌으로 향합니다.

 
얼마 안 있으면 식사 시간이라 그런지 사용인들 몇몇이 분주히 움직이고있네요.
 
갑자기 들어온 당신으르 보고 좀 놀란 듯 한데요...
 
사용인 한 명이 다가와 조심스레 용건을 몰어봅니다.
 
사용인:카나메님, 무슨 일이신가요? 혹 식사 떄를 물으러 오신 거면, 곧 준비될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사...
 
시미즈 카나메:저는 신경쓰지 마시고 할 일 하십시오. (무시하고 쌀을 씻는다...)
 
당신이 묵묵히 쌀을 씻기 시작하자, 눈치를 보던 그들도 어쩔수없단듯 마저 자기 맡은 바 일로 돌아갑니다.
 
새삼 더이상 당신이 받들어 모셔야 하는 이 집의 도련님이 아니게 된 게 실감나기도 하면서...
 
방해받지 않아 잘됐다 싶기도 하군요.
 
그럼 적당히 찬거리를 만들어 보도록 할까요.
 
시미즈 카나메:(찬거리라고 해도... 죽만 만들어 갈 생각이었는데. 냄비에 씻은 쌀과 물을 안치면서, 손이 빈 김에 달걀말이도 굽는다. 미유키가 소금파인지 설탕파인지 잘 모르겠으니까 정석대로 설탕을 넣었음.)
 
카나메, 열심히 만든다면...
 
시미즈 카나메:
손놀림
기준치: 60/30/12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계란말이를 구워냅니다.
 
후라이팬 위에서 한번, 두번, 세번....
 
몇 번 굴리고 나니 꽤나 그럴듯한 모양새가 되었네요.
 
뭐, 설탕인지 소금인지 가릴 처지인가요 그가. 아무튼 만들어 준 것만으로도 기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뒤에서 뭘 하는지 슬쩍 눈여겨보던 사용인이 말을 겁니다.
 
사용인:저...카나메님. 밥이라면 이미 준비된 게 있는데, 굳이 또 안치시는 건가요...?
 
시미즈 카나메:예. 오늘은 따로 식사를 하고 싶어서요. 괜찮겠습니까? (적당히 얼버무린다.)
 
사용인:따로요...? 그렇지만, 이따 저녁때 나오지 않으시면 주인마님께서 경을 치실 텐데요.
 
시미즈 카나메:그럼 식사를 두 번 하는걸로 하죠. 뭐가 됐든 간에 저에게 크게 신경쓰실 것 없습니다. 잠깐 초대되었을 뿐, 외부인 아닙니까? (쟁반에 식사와 수저를 챙겨서 물러난다.)
 
당신이 그렇게 나오자 사용인도 더는 할 말이 없는지 물러납니다.
 
음...간단하긴 해도 요기가 될만한 상이 완성됐네요.
 
이대로 가지고 미유키의 방으로 돌아가나요, 카나메?
 
시미즈 카나메:(...물도 한 잔 챙겨서 돌아갑니다.)
 
당신은 물 한잔까지 챙겨들고 방으로 돌아갑니다.
 
방에 들어서면, 미유키는 아까보단 조금 진정된 모습으로 침대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고개를 퍼뜩 들더니만, 당신을 보고 안심한듯 한숨을 내쉬네요.
 
의지하지 말랬는데도, 그는 딱히 들을 생각이 없는 듯 합니다.
 
미유키:(쉬었지만 조금 반가움이 서린 목소리로) 왔어요?
(그리고 당신 손에 들린 것 보고) 그건...?
 
시미즈 카나메:물부터 드십시오. (아까처럼 잔을 손에 덥석 쥐어주고는,) 식사를 구할 수 있는 장소가 너무 멀어서... ... 아무튼 드십시오. (직접 만들었다느니 하는 간지러운 말은 하기 싫은 모양...)
 
당신이 딱딱한 말투로 내민 식사와 물을 받아들고 그는 좀 얼떨떨해 있다가....작게 웃습니다.
 
미유키:....후, 후후, 후후후후.....
고마워요 형, 잘 먹을게.
 
시미즈 카나메:... ... 무슨... 문제라도? (미심쩍은 눈초리...)
 
미유키:으응? 아니, 그럴리가요. 그냥. 좋으니까. (입가에 손 대고 작게 웃다가 숟가락 들어 조금씩 떠 먹습니다)
 
시미즈 카나메:(그 모습을 눈을 내리뜨고 지켜보다가, 작게 한숨을 쉬고... 옆에 서서 식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
 
아주 조금조금씩이지만, 약간씩 줄어들어 가는 죽 그릇을 보고 있으면,
 
문득 그가 말합니다.
 
미유키:...형, 오늘은 이 방에서 자요. 형 방으로 돌아가지 마.
 
시미즈 카나메:(너저분한 방 봄...) 어째서죠?
 
미유키:(당신의 시선 따라 눈 굴리다가....깨달았는지) 아.... 방이 좀 지저분하긴 하네. 미안해요. 이따가 좀 괜찮아지면 치울테니까....
어째서라...........굳이 이유를 듣고싶어요?(빤히 올려다봅니다)
 
시미즈 카나메:처음부터 더럽히지 않았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을 신경쓸 여유가 없었던 것 같긴 하지만. (어쩐지 잔소리...) 물어보면 안 되는 겁니까?
 
미유키:아하하하하, (잔소리 들어도 즐거운지 마냥 웃습니다)
...딱히 그건 아니에요. 그냥....(다시 고개 숙여 숟가락으로 그릇 바닥 긁으며) 이유랄만한게 없어서.
오랜만에 보니까 좋기도 하고.... 얘기도 나눌 겸.
 
시미즈 카나메:... 여고생입니까? (파자마 파티 하고 싶어하는 게 딱...)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잠은 제 방에서 자고싶군요. 얘기라면 지금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미유키:.....................
(몇분이나 대꾸 없이 애꿎은 그릇만 긁다가) .......매정하던지, 아니던지, 하나만 하지.(조금 퉁명스러운 투로 작게 중얼거립니다)
 
시미즈 카나메:... 들으라고 말씀하시는거죠? (...)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건진 몰라도... 밤엔 주무십시오. 얘기하지 말고. (... ...)
 
미유키:...이제 내일이면 못 볼 지도 모르는데. 정말 같이 안 있어 줄거에요, 형?
많은거 바라는게 아니잖아... 그냥 딱 오늘. 오늘밤만요. 그것도 안 돼?
 
시미즈 카나메:(게슴츠레한 시선으로 네 쪽을 한참 응시하다가...) ...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뜬다.) 알겠습니다. 사용인을 시켜서 침구를 가져오라고 하지요. 다만 저는 정해진 시간에 취침하는 편이니, 대화나 질문이 있다면 미리 하시는 게 좋을겁니다.
 
그 말에 그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집니다.
 
미유키:(반쯤 남은 죽그릇 치우며 일어서서 당신 팔 덥썩 잡으며) 진짜죠? 정말이죠, 형? (기쁜듯한 얼굴로 당신 똑바로 쳐다보다 고개 푹 숙이곤 말합니다) 하, 하하......... 다행이다. 싫다고 하면 어쩌나 했는데..........다행이야, 정말로....
침구는, 이따가 가져오라고 시켜요 우선....방부터 치워야하나? 아, 어떡한담....
 
메마른 나뭇가지 같던 그가 조금이나마 생기가 돌아온듯 방을 부산스레 돌아다니며 먼지를 털어내기 시작합니다.
 
안 잔다고 했으면 어쨌을지 싶네요.
 
시미즈 카나메:(정리하는 모습을 보니 한참 걸리겠다 싶다. 소매를 걷고 묵묵히 치우는 것을 돕는다. 왜 저렇게 좋아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무사히 살아남아 머리가 되고 나면... 그 후엔 정말 다시 볼 일이 없겠지. 잠깐 정도는 장단을 맞춰줘도 괜찮을 터다.)
 
당신이 미유키를 거들어 방 안을 청소하다 보면,
 
...새삼스럽지만 정말 살풍경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곳저곳 찣긴 커튼이며, 터진 쿠션은 말할 것도 없고...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꽉 차 있던 책장은 텅 비어 먼지만 굴러다닙니다.
 
책상도 마찬가지군요. 먼지가 가득 쌓여 있고, 위에 무엇도 올라가 있지 않습니다.
 
아래쪽으로는 서랍 세 개가 보이네요.
 
시미즈 카나메:(방을 정리하다가, 물건을 넣기 위해 서랍을 맨 윗칸부터 연다.)
 
첫 번째 서랍을 엽니다.
 
안쪽은 텅 비어있습니다.
 
필기구 한 두개라도 들어있을 법 한데...이렇게까지 텅 비어 있다니.
 
새삼스럽지만 그동안 이 집에서 그가 대체 어떻게 지내 왔는지 의문스러워집니다.
 
빈 서랍 안에 너저분히 널려 있던 물건을 얼추 넣고 나면 두번째 서랍과 세번째 서랍이 남습니다.
 
시미즈 카나메:(남은 서랍들을 물끄러미 보다가 미유키를 부른다.) 이거 열어봐도 됩니까? (첫 번째 서랍은 이미 열었지만...)
 
미유키:(아까 깨트린 화병 줏어 쓰레기통으로 추정되는 곳에 털어넣다가) 음? (당신이 살펴보는 쪽 보며) 아....
아뇨, 거긴 그냥 놔두세요. 넣어둘 게 있으면 책상 위에 올려주세요. 나중에 넣어 둘 테니까...
 
시미즈 카나메:첫 번째 서랍에는 별 것 없던데요. (서랍을 흘긋 보고는...) 알겠습니다. (궁금해할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금세 흥미를 물린다.)
 
미유키:(당신이 흥미를 돌린 듯 하자 안심한듯 마저 다른 곳을 치웁니다)
 
얼추 너저분한 물건들을 치우자...남은건.
 
흠, 일단 이 우중충한 방 커튼을 좀 걷어볼까요.
 
아까 그가 유령이 있네 뭐네 했지만. 일단 환기부터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시미즈 카나메:(잠깐 정도는 괜찮겠지. 미련 없이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연다.) 추우면 말씀하십시오.
 
미유키:응? 아, 자, 잠깐...!!
 
그가 다급하게 당신을 제지하려 하지만,
 
이미 창문은 열렸고, 매서운 바람이 방 안에 들이찹니다.
 
...이런, 어느 새에 이렇게 날씨가 나빠졌죠? 아까 올 때까진 구름이 좀 낀 수준이었는데.
 
바람을 타고 부슬비가 당신의 얼굴에 부닥칩니다.
 
고갤 돌려 미유키를 보면,
 
그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침대에 웅크려 벌벌 떨고있습니다.
 
미유키:오, 오지마, 들어오지마, 안 들려, 안 들린다고....
 
시미즈 카나메:... (침착하게 창문을 닫고 다시 커튼을 친다. 미유키의 반응 때문이 아니라도, 날이 이렇게 궂으면 환기시키기는 틀렸다.) 진정하십시오. 창문은 닫았습니다.
 
당신의 말에도 그는 한참이나 그 자리에서 웅크려 나오질 않습니다.
 
이것 참...
 
시미즈 카나메:... (가까이 가서 이불 위에 손을 얹는다. 그대로 두어번, 부르듯 두들긴다.) 주무실겁니까?
 
.....안쪽에서 작게 소리가 들립니다.
 
미유키:............................................안 자요......
...그건, 갔어요? 없어?
 
시미즈 카나메:제 눈엔 안 보여서 잘 모르겠습니다. (정직한 대답.) 걱정되면 이불 속에 좀 더 계시죠.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미유키:........
 
그는 그대로 대답 없이 이불 속에서 쭈그려 있습니다.
 
참....이 나이 먹고 귀신이 무서워 이러고 있다니.
 
이래서야 머리는 어떻게 할 지도 걱정이군요.
 
시미즈 카나메:(침대 근처에 있는 의자에 앉고는 무감한 시선으로 방 안을 훑어본다. 뭔갈 찾는 것은 아니고, 그저 시간 때우기다.)
 
이제 방 안도 거의 다 치웠으니....남은건 시간 때우기밖에 없네요.
 
언제쯤 나가서 사용인에게 침구를 가져오게 해야하나...하고 고민하고 있다 보면,
 
얼마쯤 후 이불 안쪽에서 미유키가 기어나옵니다.
 
새삼스럽지만 그의 상태는, 정말, 좋지 않습니다.
 
방을 덮은 어둠 속에서도 불안해하는 기색은 감추어지지 않아요.
 
움츠리는 어깨, 가쁘게 쉬는 숨, 침대 시트를 쥐어 비트는 손…
 
마치 무언가를 찾는 듯 이리저리 굴리는 큰 눈동자...
 
이 어둠 속에선 째깍, 째깍 하는 시계의 초침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듯 합니다.
 
시간 감각이 희미해질 무렵….
 
아까 전 하인의 노크 소리와는 다른,
 
무겁고 느린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문 밖의 사람은 노크 이후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문을 열어젖힙니다.
 
어두웠던 방 안으로 저녁의 빛이 쏟아집니다.
 
문 밖에 서 있는 것은….
 
당신들의 아버지.
 
타카나시 쇼입니다.
 
그는 미유키를 못마땅한 듯 노려보고는 말합니다.
 
타카나시 쇼:.......내일이 계승식인데 한심하게 굴지 마라.
저녁 만찬을 준비했으니 기어나오도록 해…
오랜만에 아홉이 모이는 자리니, 빠지면 경을 칠 줄 알아라.
 
그리곤 당신 쪽을 향해서도 잠시 시선을 줬다가...
 
타카나시 쇼:...카나메냐? 오랜만이군. 건강해 보이는구나.
 
시미즈 카나메:...예. (짧게 답했다가, 느즈막히 문장을 덧댄다.) 무탈하시군요, ...아버지. (내쳐진 몸이라지만, 유년 시절의 은혜까지 잊으면 곤란하겠지.)
 
타카나시 쇼:(그 말에 비웃듯 웃으며) 무탈하다마다. 내가 건재하지 않으면 이 조직은 금방 휘청일 테지. 뭐....듣자하니 너도 그쪽에서 나름 잘 지내고 있다고.
애비로써 한 시름 덜었다. (그리곤 다시 미유키 보며 낮게 명령조로 말합니다) 뭐하나, 안 일어나고?
 
미유키:
 
아까 전 화병을 던지던 것과는 딴판으로, 미유키는 의외로 얌전히 일어섭니다.
 
아마 아버지의 명령이기 때문이겠죠.
 
당신도, 미유키도, 아버지를 거역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아니니까요.
 
시미즈 카나메:(서늘한 낯으로 두 사람을 훑는다. "도련님"은 아버지의 성에 차지 않는 것 같군.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죽일 이유까지는 없을텐데. 게다가, 정말 죽이려고 했다면... 진작에 죽였을테고. 이유가 뭘까. 무엇이 진실일까...)
 
그렇죠, 죽이려고 했다면...진작에 죽였을 터입니다.
 
굳이 계승식 날을 골라서, 막 머리가 된 미유키를 죽일 이유가 뭐란 말입니까?
 
역시 미유키의 망상일 뿐인 게 아닐까, 하는..그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미유키가 일어서자, 아버지는 작게 헛기침을 내며 몸을 돌려 식당으로 향합니다.
 
당신과 미유키는 아버지의 등을 보며, 식당을 향해 걷습니다.
 
저택 안에는 기묘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마치 있어선 안 될 것들이 이 저택 안에 모인 것만 같아요.
 
아버지와 떨어져 당신 뒤에서 따라오는 미유키를 흘끗 넘겨보며 혀를 찬 아버지가,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타카나시 쇼:...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라. 너도 언젠간 고마워 할 날이 올 거다.
 
그리 말하는 목소리는 당신이 기억하던 것과 사뭇 다릅니다.
 
기묘하게 쉬어버린 목소리…
 
그러고 보면 얼굴도 시간에 비해 많이 늙은 것 같습니다.
 
시미즈 카나메:(반듯한 자세로 답한다.) 저는 괜찮습니다, 아버지.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거짓이 아니다. 과거에는 서운했을지언정, 지금은 추호의 미련도 없으니까.)
 
타카나시 쇼:(그렇게 답한 당신 슥 쳐다보곤 답 없이, 다시금 뒷짐지고 걸어갑니다)

 
식당에 도착하면, 당신과 미유키를 제외한 일곱 명의 아이들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사용인들이 바쁘게 오가며 각자의 앞에 상을 하나씩 차려줍니다.
 
서양식의 부엌인데도, 배당되는 식사는 일인분씩을 정갈히 나눈 일본식 식사입니다.
 
가이세키 정찬의 시작을 알리는 사키즈케가 테이블 위에서 당신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무언가 어긋난 느낌이 들어요.
 
아버지가 자리에 앉고,
 
타카나시 쇼:...모두 들지.
 
그가 숟가락을 듬과 동시에, 식사가 시작됩니다.

 
젓가락을 드는 소리, 음식을 씹는 소리.
 
스이모노와 오즈쿠리를 지나,
 
야키모노와 니모노,
 
아게모노와 무시모노,
 
스노모노에서 쇼쿠지,
 
그리고 미즈가시에 이르기까지,
 
코스 요리가 진행되는 시간 내내, 테이블에 둘러앉은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체할 것 같은 식사네요.
 
시미즈 카나메:(묵묵히 씹고 삼키다가, 미유키 쪽을 흘긋 본다.)
 
미유키는 당신 옆에 앉아, 젓가락엔 손도 대지 않고 그저 음식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먹을 것에 뭘 탔을 수도 있다며 밥이며 간식이며 다 거르더니...이번 식사도 그럴 요량인가보군요.
 
뭐, 아까 당신이 준 죽은 먹었으니 충분하겠죠.
 
시미즈 카나메:... (적어도 제 요리엔 아무 이상이 없는데. 적당히 식사를 마치고 젓가락을 내려둔다.)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구분이 안 가는 식사가 끝났습니다.
 
당신 옆에 앉아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미유키는
 
당신이 젓가락을 내려놓자마자 벌떡 일어나 당신의 어깨를 잡습니다.
 
미유키:가요.
 
시미즈 카나메:... 그건 예의가 아닙니다, 도련님. (작게 속삭인다.)
 
그는 당신의 답에 잠시 멈칫했다가.... 아버지가 있는 쪽을 흘끔 쳐다봅니다.
 
주변의 형제자매들은 숨죽여 눈만 굴려 눈치를 보고 있군요.
 
상석에 앉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수건으로 입을 닦은 아버지는...미유키를 한심하단 듯 한번 쳐다보곤.
 
타카나시 쇼:...다들 먹었으면 일어나라. 한심한 꼴들이군....쯧.
 
그 말을 남기곤 일어나 식당을 나갑니다.
 
....식당의 분위기는 싸늘합니다.
 
몇분이나 그러고 있었을까,
 
미유키는 당신 어깨를 잡은 그대로 서서 입술을 짓씹다, 뒤도 안 돌아보고 식당을 박차고 나갑니다.
 
마치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는 모양새입니다.
 
시미즈 카나메:... (한숨...) 저도 나가보겠습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뒤따라 나간다.)
 
식당을 나서는 당신 뒤로 속닥거리는 형제자매들의 목소리가 따라붙습니다.
 
...참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은 집구석이네요.
 
방으로 돌아가면 미유키는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침대 위에 웅크려진 이불 더미가 보일 따름이네요.
 
바깥의 무언가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모양새입니다.
 
시미즈 카나메:... 식사를 거르시더군요. (적당히 말을 붙인다.)
 
미유키:...............(당신 목소리가 들리자 순간 이불더미가 움찔 했다가, 천천히 고개 내밉니다) ....식사는 아까 형이 준 걸로 됐어요.
남들이 만든건 하나도 먹고 싶지 않아....
 
시미즈 카나메:...아까 그것도 제가 만든 거라고 말한 적 없습니다만. (맞긴 한데.)
 
미유키:(고개 내민 채로도 당신 시선 피하고 있다가 그 말 듣자마자 고개 홱 들고는).....................................................................................
.........진짜...?
 
시미즈 카나메:... ... ... ... (뺨 꿈틀...)
진정하십시오. 제가 만든 것 맞습니다.
(낯간지러워서 굳이 말 안 했을 뿐이지...)
 
미유키:(조금 배신감에 찬 얼굴?되려고 하다가....) (뒤이은 말 듣고는 못마땅한듯 눈 반쯤 내리깔고는) ..........나 화낼 뻔 했어요. 짖궂어.... (퉁명스레 중얼거립니다)
 
시미즈 카나메:그렇군요. 제게도 꽃병을 던지실겁니까? (퍽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는,) 음식에 적응하셔야 할 겁니다. 만드는 사람을 전부 갈아치워서라도. 제가 계속 만들어드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고 입에 거미줄을 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미유키:................. (꽃병 던질거냔 말에 그냥 살짝 쨰려보듯 쳐다보곤) 내일이 지나고도, 내가 살아있으면 그래야겠어요.
이곳엔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어.....(지친듯 중얼거립니다)
...형, 내가 남아 달라고 하면 남아 줄거에요?
 
시미즈 카나메:(침묵 끝에 입을 뗀다.) ... 살 겁니다. 도련님에겐 역할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맡기기 위해서라도... 삶은 이어질겁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건조한 공기 속에서도, 어떻게든 숨은 트일 테죠. (그것은 어울리지 않게 완곡한, 그러나 확실한 거절.)
 
미유키:(당신의 답에 쓰게 웃으면서).....이런 식으로 이어지는게 삶이라면, 그냥 끝나버리는게 나을지도 모르죠. 아마 내일이면 어떤 식이로든 결론이 날 거에요.......... ......
 
그리 말하는 미유키의 눈은 텅 비어있는 듯 합니다.
 
...도통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 건지.
 
탐탁잖게 쳐다본다면, 그는 그 시선을 느꼈는지 고갤 기울여 작게 웃으며 말합니다.
 
미유키:...아, 걱정 마요. 형한테 누는 안 끼칠 거니까.
 
시미즈 카나메:...
 
미유키:그래....가시겠다는데. 어떻게 잡겠어요. 그냥, 오늘 밤만 같이 있어주면 돼. 그정도로도 괜찮으니까.....
아, 그러고보니 아까 오는길에 사용인더러 침구를 가져오라고 시켰는데.
지금쯤 문 밖에 놔뒀을 지도 모르겠네요. 한번 살펴볼래요?
 
시미즈 카나메:...그렇게 하죠. (구태여 말을 얹지 않고, 일어나 문 밖을 확인한다.)
 
문 밖을 살피면, 과연 이불과 베개가 문간에 기대져 있습니다.
 
뽀얀게 세탁은 아주 잘 되어 있네요.
 
시미즈 카나메:(침구를 들어 방 안으로 옮기며,) 침대 옆에 두겠습니다.
 
미유키:응. 형 좋을 대로 해요.
 
침대 옆에 침구룰 두고 나면...
 
방 안에는 다시금 깊은 정적이 내려앉습니다.
 
딱히 대화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쩐지 숨이 막혀온다고 생각이 들려던 찰나...
 
꾸물거리며 이불을 어깨에 두르고 앉은 미유키가 다시금 말문을 엽니다.
 
미유키:...그러고보니 우리, 그때 머리가 결정되고 난 후로 딱히 얘기해 본 적 없죠.
난 그때 할 말이 아주 많았는데....일이 너무 빨리들 진행되어서.
 
정신차리고 보니 모두 뿔뿔히 흩어져 있더라구요. 하하... 그땐 얼마나 얼떨떨했는지.
 
미유키:정신차리고 보니 모두 뿔뿔히 흩어져 있더라구요. 하하... 그땐 얼마나 얼떨떨했는지.
...옛날 얘기 좀 할까요? 지금 와선 좀 늦었을지라도.
 
시미즈 카나메:...할 이야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만, 알겠습니다. (의자에 반듯하게 앉아서, 가라앉은 눈으로 네 쪽을 응시한다.)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으신겁니까? 질문이라도 있습니까?
 
미유키:(고개 슬쩍 기울여 당신과 눈 맞추며) ...질문이랄지. 넋두리랄까요.
하지만 나만 말하는건 좀 불공평한 것 같으니까....형 이야기도 듣고싶어서. (후후...하고 작게 웃습니다)
(그리곤 잠깐 침묵하다가) 사실 나, 머리가 될 생각같은건 하나도 없었어요. 이런 말 하면 좀 얄밉게 느껴지려나?
난 정말 그땐 형이 머리가 될 줄 알았거든....
 
시미즈 카나메:불공평이라고 할 게 있습니까? 제 얘기라고 해 봐야 별 것 없습니다만.
(이어지는 말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크게 놀라지 않고 눈을 씀벅인다.) 그거야 모든 아이들이 알았을 겁니다. 머리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와는 별개로, 도련님에게는 열망이랄 것이 크게...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어쩌면 그것이 연기였을지도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2022.04.03 01:02 끊음
 
2022.04.08.22:30 이어감
 
미유키:(당신 말에 바람빠진 풍선처럼 푸스스 웃고는) 연기라, 과한 평이네요. 그 시절 전 그저 모두에게 벽을 치는걸로밖에 스스로를 지킬 줄 모르는 꼬맹이었는데도.
그래서 그런가? 형이 거침없이 말을 걸어 줬을땐 좀 당황스러웠달까요....후후, 후계자 경쟁에 내던져진 판에, 그렇게 친근하게 구는 사람도 몇 없을거에요. (그리곤 지금의 당신을 지긋이 봅니다.)
 
시미즈 카나메:그 땐 저도 꼬맹이였으니까요. 경쟁이나 견제보다는... 친구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대장 놀이에 어울려 줄 사람을 원했던 거겠죠. 멍청하긴 했지만, 마냥 꽃밭은 아니었거든요.
(제게 닿는 시선을 자연스럽게 흘려내고는,) 머리가 될 생각이 없었다면, 왜 이 저택에 남기로 하신 겁니까? ...아버지 때문인가요?
 
미유키:멍청하다기엔 형보다 밑에 있던 형제자매들이 안타까워 지지 않나요? 쿡쿡...(키득거리다가) ....그렇다기보단,(고개 살짝 기울이며) 어줍잖은 책임감. ...같은 거죠.
항의도 해 봤지만, 아버지는 완고했고.... 선정 기준조차 알려 주지 않았으니까. 누군가가 머리를 해야 한다면, 그리고.... 그게 형이 아니라면. 내가 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뿐.
...그랬는데 지금은 이 꼴이네요. 큭큭... 참.... 객기도 적당히 부렸어야 했나?
 
시미즈 카나메:뭐... 그때도 머리는 도련님이 더 좋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내 제갈공명으로 삼을까. 같은 생각을... (말하다 말고 말끝을 흐린다. 지나치게 어렸던 과거의 이야기까지 꺼내둔 것 같아서. 표정 없이 화제를 돌렸다.)
...그 때에 도련님이 책임감을 가져 주었기 때문에, 아라시구미는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겁니다. 딱히 아라시구미가 잘 되길 바라지는 않았습니다만... 자책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유키:제갈공명이라, (큭큭 웃으면서)형은 초록빛이니까, 유비랑 딱 들어맞네요. 나쁘지 않은데, 후후후...
(그리고 이은 말에, 당신 지긋이 올려다보며).....................자책? 형은 이게, 자책으로 보여요?
 
시미즈 카나메:... 굳이 짚고 넘어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숨을 쉬며 이마를 한 번 짚었다가, 오랜 침묵에 고개를 들고 네 쪽을 응시한다.)
후회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저택의 분위기와 압박, 책임감에 떠밀려 "머리"라는 자리를 받아들인 것을.
 
미유키:....자책이라기보단. 자조겠죠. 봐, 지금도. 웃기기 짝이 없잖아요. (음산하게 키득이며 말 잇습니다)
압박? 그런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어. 이 싸늘한 저택엔 내 마음을 둘 곳 따위 하나도 없으니, 어떤 것도 짐이 될 수 조차 없었다구요. 난 그저..........
 
거기까지 운을 뗀 그가, 당신을 봅니다.
 
깊고 검은 눈 위를 어지러이 맴돌던 붉은 안광이 당신을 향해 똑바로 고정됩니다.
 
미유키:형, 지금까지 계속 말했잖아요. 왜 하나도 들어주지 않는 거야?
 
시미즈 카나메:(의식적으로 네 시선을 회피한다. 유난 떨기는 싫었으므로, 구태여 대화의 흐름을 끊지는 않았다.) ...계속 듣고 있었습니다만. 이것으로는 부족합니까?
 
미유키:(이불 쥔 손을 틀어쥐며, 눈매를 일그러트립니다) 그런 뜻이 아닌 거 알잖아. 왜. 왜 피하는 거에요?
이 집에서 버텨낸 것도, 이 자리를 감내하기로 결심한 것도, 이 꼴이 되고서도 멍청하리만치 죽을 날을 기다리는것도...알잖아. 나는 형만 있으면 됐어. 왜 그걸...그런식으로 말해?
 
크게 뜨인 그의 흰자에 핏발이 비치는게 이 어둠 속에서도 선명합니다.
 
단어 하나 하나 쥐어짜내듯 말하는 그는 얼핏 필사적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시미즈 카나메:... (잠시간 말이 없었다. 옛 일이다, 길이 다르다, 그런 종류의 선을 긋는 말은 수십마디도 더 알고 있는데, 어쩐지 때가 아닌 것 같았다. 제게는 아직 납득하기 힘든 절박함이 거기에 있었다. 그래서 납득하기 위한 질문을 입에 올렸다.) 도련님은, ...
...왜 제가 필요하십니까?
저는 더이상 도련님의 상냥한 형도, 이 집의 식구도 아니고, 당신을 구원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에게 뭘 기대하십니까? ...그건 제게 가능한 일입니까?
 
미유키:.........필요한 것에, 이유가 꼭 붙어야 해, 형?
기대하는것 따위 없다고 하면 믿어주긴 할 거야?
형의 이름처럼, 그냥 형 자체가 내게 중요할 뿐이라고 하면, 왜, 또 한 발 물러서고 말을 돌리고... 그렇게...
 
그가 잠시간 참담한 표정으로 입을 달싹이다, 다시금 문장을 이어나갑니다.
 
미유키:...그렇게 외면하고 살 순 없어 형. 당장 형이 외면하더라도...결국은 마주봐야만 할 거에요. 과거에 매달려 있는 미련한 놈이라고 해도 좋아, 나는 그것 덕분에 여기까지 살아남아 있을 수 있었어...
 
거기까지 말하곤, 그는 다시 이불을 뒤집어씁니다.
 
미유키:....늦었으니, 이만 자요. 미친 사람 상대하는 것도 피곤하겠지.
.....내일은 길 테니까.
 
시미즈 카나메:(이불을 뒤집어쓴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혼잣말처럼... 아니, 거진 혼잣말이나 다름없는 작은 소리로 말을 이어나간다. 당신이 들었으면 하는 것 같기도, 그대로 잠들어 있었으면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도련님이 제게 투영하는 것은 과거의 저이니, 필요한 것도 과거의 저일진대... 제가 곁을 지켜도 실망하기만 할 겁니다. 지금처럼.
...그래도 과거의 제가 당신에게 도움이 된 것은 다행입니다.
내일은 길겠죠. (그리고 내일이 지나면, 과거는 영원히 과거로 남게 되겠지. ...해묵은 것의 종결이 도래한다. 그러니까, 눈 앞의 이를 동생으로 칭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마지막이라면...) ...편히 주무십시오, 미유키. (짧은 인사정도는 남길 수 있을 터였다.)
 
...그는 답이 없습니다.
 
자는것인지, 아니면 듣고서도 무시하는 것인지...
 
...어쨌든 당신도 이만, 잠을 자도록 할까요.
 
그의 말대로 내일은 긴 날이 될 테니까요.
 
시미즈 카나메:...(그 와중에 이불의 각을 정확하게 맞추고, 정자세로 누워서 잔다.)
 
당신들이 말을 주고받는 동안 바람은 불고, 해는 넘어간 지 오래입니다.
 
빛이 줄어들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앙상한 나뭇가지는…
 
미유키의 얘기를 들어서인지, 어쩐지 더 을씨년스럽게 보여요.
 
아버지가 자식을 죽인다니, 정말일까요?
 
아무리 친아버지가 아니라고 해도, 그동안 키운 정 정도는 있을 텐데요.
 
아까의 대화에서도, 못마땅해 하는 구석은 있었지만...그런 낌새는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전부 미유키의 망상은 아닐까요….
 
어찌되었건 달은 뜨고, 밤은 깊어갑니다.

 
평소 한번 자리에 누우면 깨지않고 자는 당신임에도...
 
오늘은 어쩐지 어둠 속에서 들리는 소리 하나하나들이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자는 줄 알았던 미유키는 아까부터 이불 속에서 무언가 속닥이고 있습니다.
 
마치, 당신을 향해 말을 거는것처럼...
 
아니, 아니지.
 
저건, 당신에게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그는 듣는 것이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듯 중얼거립니다.
 
미유키:....사라져! 널 들여보내 주진 않을 거야.
꿈에서 칼을 봤어, 매번. 그 칼을 쥐고 싶어지는 게 왜인지 알아…그 칼이 결국 내 목을 베겠지, 아닌가?
미칠 정도로 그 칼을 손에 쥐고 싶다니, 이상하잖아.
 
칼?
 
무슨 칼을 말하는 건지, 제대로 생각해보기도 전에….

 

 

 
하는 소리와 함께,
 
창문에 무언가가 와서 부딪힙니다.
 
그리고 동시에 울려퍼지는, 미유키의 비명.
 
의자가 넘어지는 소리, 황급한 발소리, ‘더 이상은 못 참아!!!’ 같은 말.
 
넘쳐흐르는 청각적 정보들 사이에서, 열어젖혀지는 방문이 눈에 들어오고,
 
급하게 안경을 쓰면, 방 바깥으로 뛰어나가는 미유키 또한 당신의 시야에 잡힙니다.
 
시미즈 카나메:(비틀대며 일어나서 미유키를 따라 방 밖을 나갑니다.) 잠깐...!
 
문득 창문을 쳐다보면,
 
방 안은 어느샌가 고요합니다.
 
미유키의 찢어지는 비명 소리만이 귀에 잔상처럼 남아, 웅웅거리며 울리는 듯 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어쨌든 오늘은 계승식 전날, 미유키는 분명 제정신이 아니고….
 
…번거롭더라도, 역시, 따라가서 잡아오지 않으면 안 되겠죠?
 
시미즈 카나메:(인상을 쓰고 창문 앞에 한참을 멈추어 서 있다가, 다시 미유키를 쫓아갑니다. 뭐가 어찌 되었건, 이야기를 해 봐야 한다는 생각에. ...이야기해도 아무것도 달라지진 않겠지만.)

 

 

 
▶:현 시각부터 저택 전체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시미즈 카나메:(방문 앞에서 잠깐 걸음을 멈추었다가, 식당으로 갑니다. 칼 이야기를 한 것이 어쩐지... 신경쓰여서.)
 
당신은 식당으로 향합니다.

 
저녁에 식사를 마쳤던 식당은, 지금은 식기가 모두 치워져 조용합니다.
 
저녁 시간 때에도 꺼림칙하다고 느껴졌던 공간입니다만,
 
지금은 그 정도가 더합니다.
 
...조용하니 쥐새끼 한 마리 나다니는 것 같지 않지만...숨어서 숨죽이고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니까요.
 
테이블커튼부엌 문을 살펴볼 수 있겠네요.
 
시미즈 카나메:(테이블을 살핀다.)
 
아홉 명의 아이들과 아버지가 앉고도 한참 남는,
 
길쭉한 직사각형의 테이블입니다.
 
시미즈 카나메:(관찰 해 볼 수 있을까?)
 
시미즈 카나메: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
(눈 비빔... 역시 잠을 덜 자서)
(다시 한 번 본다.)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여긴 아무것도 없나본데. (쿨하게 커튼을 보러 갑니다.)
 
시미즈 카나메:(간다.)
 
...잠을 덜 자서 아직 피곤한 것 같습니다.
 
손전등이라도 가지고 나올 걸 그랬나...
 
어쨌든 당신은 이어서 커튼을 살핍니다.
 
붉은 색의 벨벳 커튼입니다.
 
..? 가까이 다가가 보니, 뒤쪽에서 무언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쪽에서...
 
“카나메, 카나메."
 
하고 부르는.... 미유키의 목소리가 들려요.
 
그녀석, 저기 숨어있었나?
 
시미즈 카나메:(커튼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도련님은 저를 형이라고 부릅니다만. (어떤 정보를 전하는 사람처럼 무던하게 말을 건넨다.)
 
"..."
 
그러자 목소리가 뚝...멈춥니다.
 
그와 동시에 커튼 뒤의 무언가가, 크게 꿀렁이더니....
 
묶여있던 커튼이 걷히고,
 
시미즈 카나메:...
 
무언가 끈적이는 액체를 흘리며 창문에 붙어 꿈틀거리던 그것의 껍데기가 어쩐지 투명하다는 생각이 든 순간...
 
팍!
 
하고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곤충의 머리가 번데기 끝에서 튀어나옵니다.
 
시미즈 카나메: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저를 해치려는지 아닌지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본다.)
 
우화 직후인 지금 당장은, 당신을 해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다만, 저것이 다 나온다면 어떻게 될지....
 
시미즈 카나메:... 기괴하기 짝이 없군요. (커튼을 다시 쳐 두고, 부엌 문 쪽으로 간다.)

 
부엌 문을 열어 안을 살펴보면, 평범한 부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까 낮에 들어왔을 때와 별 다를 바 없어 보이는군요.
 
별 이상은 없는 것 같은데...
 
시미즈 카나메:(자세히 관찰 해 봐도?)
 
시미즈 카나메: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 (안경 박박 닦음)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제야 좀 보이는군요)
 
아니, 잠깐.
 
저기 싱크대 위,
 
식탁 아래,
 
냉장고 옆, 레인지 오른쪽…
 
수없이 많은 그것들의 투명한 껍질 속에서,
 
눈이 도르르, 굴러 이 쪽을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시미즈 카나메: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 많은데. 2
(건들지 않고 밖으로 나간다. 그대로 응접실로 간다.)
 
어쩐지 이 비현실적인 광경들을 순간 눈에 담으면,
 
그와 함께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광경이 있습니다.
 
이것은 어릴 때의 경험,
 
뒷마당에 묶여 있었던 알 수 없는 생물체.
 
하지만 그걸 강아지나, 고양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어요.
 
그건 마치, 까마귀 같기도, 두더지 같기도,
 
독수리 같기도, 개미 같기도,
 
인간의 썩은 시체 같기도 했지만 그것만은 아니며,
 
상기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될 형체의 생물....
 
집 벽에 기대 몰래 아버지가 하는 양을 훔쳐보다, 순간 이쪽을 돌아본 아버지와...눈을 마주친 기억.
 
...어째서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거죠?
 
시미즈 카나메:...
무슨... (인상을 찌푸렸으나,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지금은 갑작스레 떠오른 해괴한 기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래요, 지금은...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당신은 응접실로 향합니다.
 
어두운 색의 흑단나무로 만들어진 응접실 앞에 서서, 문고리를 돌리면...
 
..?열리지 않습니다.
 
철컥철컥 소리가 나도록 돌려 봐도 그대로네요.
 
시미즈 카나메:... (몇 번 더 덜걱덜걱 돌려보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작은 목소리로 입을 뗐다.) 도련님?
 
...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시미즈 카나메:... (포기하고 로비를 한 바퀴 둘러본다. 탁 트인 공간이고, 여기에 있을 것 같진 지만...)

 
당신이 오늘 오후에 들어선 로비입니다.
 
밤의 어둠이 넓은 공간을 뒤덮어,
 
낮에 봤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음산한 공간으로 변모했군요.
 
현관문샹들리에,조각상 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미즈 카나메:(현관문을 본다. 밖으로 나갔을까.)
 
고풍스러운 장식이 새겨진 현관문입니다.
 
나무 문인 방의 문들과는 달리 무거운 철문입니다.
 
아까 미유키가 이 문을 통해 바깥으로 나갔을 수도 있겠군요.
 
한 번 나가서 살펴볼까요?
 
시미즈 카나메:(살펴본다.)
 
문은 쇠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서서히 열립니다.
 
바깥은...어느샌가 부슬비가 굵어 소낙비가 되어 내리고 있는 참이군요.
 
설마, 이 비를 뚫고 나갔을까..?
 
하고 눈을 찡그리며 바깥을 살피면,
 
방향을 틀어 사라집니다.
 
기이한 것을 목격한 카나메,
 
시미즈 카나메: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
 
뭐, 뭐였죠 저건?
 
시미즈 카나메:(별의 별 이상한 게 다 나오는군. 하고 넘기던 참... 그러나 불쾌하므로 문을 쾅! 닫는다.)
 
문을 닫으면, 다시 로비 안은 고요한 적막이 감돕니다.
 
시미즈 카나메:(샹들리에를 본다.)
 
고개를 들면, 좌우로 조금씩 흔들거리고 있는 샹들리에가 보입니다.
 
왜 흔들거리는 거죠?
 
한번 자세히 살펴볼까요?
 
시미즈 카나메:(안 봐도 될듯. 조각상을 본다.)
 
당신은 조각상이나 마저 보기로 합니다.
 
조각상을 보면, 아름다운 나신의 여성을 조각한 듯 합니다.
 
이거, 무슨 여신이던가, 모티브가 있었던가요?
 
시미즈 카나메: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각상을 한참 들여다보던 당신은, 곧 깨닫습니다.
 
당신의 옛 기억을 뒤져봐도 이런 조각상이 저택에 있었던 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시미즈 카나메: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 (이 저택에는 안 어울리는 것 같다.) 3
(사용인들의 방으로 향한다.)
 
서양식과 일본식이 반반 합쳐져 이미 어지러운 저택에, 어울리지 않는 조각상까지...
 
이 집구석은 점점 기이해지고 있는 것 같군요.
 
조각상을 슬쩍 올려다보면, 다시금 어떤 잊고있던 기억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감각을 느낍니다.
 
이것은 어릴 때의 경험.
 
아버지의 방에 드나들던 수상한 손님들.
 
석양을 등진 그 그림자는, 사람이라고 말하기엔 지나치게 키가 컸던 것 같은....
 
거기까지 떠올려 내자, 머릿속이 어쩐지 띵합니다.
 
시미즈 카나메:...(잊기 어려운 기억인 것 같은데, 왜 이제서야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괜스레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다.)
 
어쨌건...당신은 사용인 침실로 향합니다.
 
방은 쥐죽은 듯이 고요합니다. 모두 자고 있는 듯 하네요.
 
조용히 들어가 살피지 않으면 자칫 누군가를 깨워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미즈 카나메:
은밀행동
기준치: 70/35/14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도둑도 아닌데... 당당하게 살자.)
 
나무 바닥에 무게가 실리자,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방 안에 울립니다.
 
그리고....
 
하녀장:...카나메 님. 여기서 무얼 하시고 계시죠?
 
이런, 하녀장입니다.
 
하녀장:(안경 슥 고쳐올리며, 서늘한 눈으로) 내일은 중요한 날입니다. 여기서 이러고 계시지 마시고, 이만 주무시러 들어가시지요.
 
시미즈 카나메:(따라서 안경 슥... 고쳐올린다.)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잠깐만 둘러보고 바로 가지요.
 
하녀장:...찾는 사람이라. 사용인을 찾으시는 건가요? 급한 일이 아니라시면 내일 아침 사용인 점호 때 불러드리지요. 지금은 모두들 내일을 위해 푹 쉬는 중입니다.
방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가시죠. (대답 듣지 않고 당신 방으로 앞서 걷습니다)
 
시미즈 카나메:... 예. (2층도 살펴보긴 해야겠지.)
 
하녀장은 어둔 저택의 계단을 익숙하게 오르내립니다.
 
당신은...넘어지지 않도록 조금 조심해야겠군요.

 
2층에서 내려다본 저택은 적막하니 살풍경합니다.
 
시미즈 카나메:(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하녀장은 당신 방 문을 대신 열어주며 어서 들어가시라는듯 앞에 서 있습니다.
 
하녀장:(지긋이 봄....)
 
시미즈 카나메:... 쉬십시오. (일단 들어감...)
 
등 뒤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당신은, 그리운 당신의 방 안에 홀로 남습니다.
 
시미즈 카나메:(방 안에 들어온 김에, 이 안에도 무언가 있을지... 관찰 한다.)

 
방 안을 슥 둘러보면...그 시절에 박제된 듯 당신이 놔두고 간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풍경이 비칩니다.
 
책상 위의 책이며, 필기구며...
 
서랍을 열어보면 더 나올지도 모르겠군요. 게임기라던가?
 
창문은 커튼이 쳐져 있는데...열어보는 건 당신의 자유겠어요.
 
시미즈 카나메:(안 열어볼거다.)
 
아무래도, 아까 같은 일이 있었으니...조금 꺼려지겠죠?
 
그 외엔, 옷장침대를 살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미즈 카나메:(2층 창문 밖에 도련님이 있으면 그건 도련님이 아니라 귀신이겠지... 옷장을 본다.)
 
옷장을 열어보면, 안에는 당신이 어릴 때 입던 옷들이…있는데.
 
가지런하지가 않아요.
 
다들 끌어내려져서…무슨 둥지처럼 둥글게 말린 채로 옷장 바닥에 떨어져 있네요.
 
시미즈 카나메: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옷들 사이에서 빛나는, 거대한 발톱 하나를 발견합니다.
 
...?대체 왜 이런게 옷장 안에?
 
시미즈 카나메:...? (꺼내든다. 사술의 흔적같은 것은 아니겠지... 맞을수도.)
 
오컬트적 흔적이라기보단....짐승의, 그 날것 그대로의 흔적임이 느껴집니다.
 
시미즈 카나메:(일단 챙겨두고 침대를 본다.)
 
바로 직전까지 이곳에서 또아리를 틀었다가 자리를 비운 것처럼...
 
...이런 곳에서 잠을 잘 뻔 했다니. 조금 등골이 오싹해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어서 침대를 살피면,
 
시미즈 카나메:(이 저택 어딜 가나 비슷한 것 같은데.)
 
침대는 깨끗하고, 폭신폭신합니다만…조금의 위화감이 듭니다.
 
시미즈 카나메:...? (또 ... 관찰 한다.)
 
시트가 정갈히 펴져 있어야 할 터인데 조금 흐트러져 있어요.
 
...아까 사용인이 침구를 내오면서 뒷정리를 안 했나?
 
시미즈 카나메:(신경 쓰이는군... 탁탁 털어 반듯하게 정리해둔다.)
 
시트를 정리하고자 귀퉁이를 조금 들추면,
 
더미들 사이에서는 구더기가 기어다니고 있군요.
 
방금 전까지는 나지 않았던 썩은 내가 코를 뚫고 들어옵니다.
 
시미즈 카나메:... ... ... ... ... ... ...
 
시미즈 카나메: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여기서 자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만 잠깐.)
(방 안을 전부 살펴봤으므로, 나와서 미야시타의 방문을 두들긴다. 이유는 없고, 그냥 아무 방이나 두들겼는데 그의 방이었음.)
 
방에서 나와 미야시타의 방 앞에 서, 노크하려 손을 올린 그 순간.
 
손등이 문에 닿기도 전에 문이 벌컥, 하고 열립니다.
 
검은 머리를 한 당신의 형제가 하품을 하곤 당신을 멍한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미야시타:(멍~한 얼굴로 눈 끔뻑이며) …?뭐야, 카나메 아냐? 이 밤에 뭐하고 있어?
 
시미즈 카나메:...잠깐 확인할 것이.
방에 아무 문제 없습니까?
 
미야시타:방에? 으음....아까 아야노가 술안주 좀 먹다가 안 치운 거 뺴곤 딱히.....
 
시미즈 카나메:그렇습니까. 다시 주무십시오. (문 쾅 닫아줌.)
 
미야시타:아, 그러고 보니 아까-(까지 말하다가 눈앞에서 문 쾅 닫힘)
 
시미즈 카나메:? (다시 연다.) 뭡니까?
 
미야시타:(놀란듯 눈 껌뻑껌뻑...하며?) ㅁ, 뭐야? 참내... 어우 심장떨어지는 줄 알았네. 조심 좀 닫지는~ ...아무튼 그 뭐지? (뒷머리 긁으며) 아까부터 창문에 이상하리만치 큰 벌레들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더라구.
이 주변에 소나무숲이 있어서 그런가? 언제 한번 방역을 하라고 말하던가 해야지… (양 팔뚝 껴안으며 부르르 떱니다)으! 난 벌레는 질색이라구. 자는 사이 내 침대로 기어들어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잠이 안오더라. 안 그래?
근데 너는 왜 돌아다니고 있어? 너도 잠이 안와? 아, 혹시 카나메 너도 벌레가 무섭다던가…
 
시미즈 카나메:주무십쇼. (쾅 닫음.)
 
미야시타:(문 벌컥 열며) 어우 야!!! 문 좀 살살 닫으라니까! 참내..그리고 아니면 아니라고 하지는 왜그렇게 까칠하냐 애가~... 그게 다 수면 부족이라 그렇다니까? (투덜투덜 하고는 이어 주절거립니다)
 
시미즈 카나메:... ... ...
 
미야시타:아, 근데 아까 미유키도 내 방 앞을 서성이더라? 말을 걸려니까 1층으로 후다닥 내려갔지만... 근데 걔 방은 원래 1층 아니었나? 이상하네...내가 잘못 기억하고있나?
 
시미즈 카나메:(이걸 계속 들어줘야 하나, 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가 그제야 눈을 두어번 깜박인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이만 들어가 주무십쇼. 아니면 한 번 더 문을 닫아드릴까요?
 
미야시타:(눈 끔뻑끔뻑 하며 골똘히 생각하다가… 포기한듯 하품 늘어지게 하며) 하~암.... 암만 벌레가 싫어도 졸린건 졸리네… 일단 눈이라도 붙여야지 뭐. (까지 말하다가 당신 말 듣곤) 어우 됐어. 내가 알아서 닫고 들어갈게. 참내...술마시러 오라니까 오지도 않고 서운하다 임마. 뭐 그래도 미유키랑 있느라 그랬겠지? 내일 계승식이니까 카나메 너도 일찍 자.
(진짜로 방 문 닫고 들어가려는 듯 해 보이다가 말고 다시 문 벌컥 열고는) 아! 그러고보니 아까 오랜만에 집안을 둘러봤는데, 벽장에 무슨 짐승 발톱같은 게 떨어져 있더라. 무슨 늑대 발톱같이 큼직하던데…
아버지께서 사냥도 하셨던가? 그런게 막 집안에 떨어져 있고. 여튼 너도 잘자~
(진짜문닫고들어갑니다.)
 
.....왜이렇게 말이 많을까요 이녀석은...
 
시미즈 카나메:...(그래도 쓸만한 정보가 꽤 있었다. 1층으로 다시 내려간다.)
 
그래요, 그나마 형제 중에선 눈치없이 막 들쑤시고 다니는 녀석이라 그런지...
 
얻어낸 정보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다시 1층으로 내려갑니다.
 
2022.04.09. 02:28 끊음
 
2022.04.22. 22:05 이어감
 
저택의 로비는 아까와 같이 어두침침하니 가라앉아 있습니다.
 
어쩐지 불길한 느낌이 드는건...아까 본 것들 때문일까요.
 
시미즈 카나메:(일단 미유키의 방으로 돌아간다.) 계십니까.
 
...방 안에선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안쪽을 살펴보나요?
 
시미즈 카나메:(문을 열어본다. 열리는가?)
 
방은 막히는 것 없이 열립니다.

 
아까 전까지 있었던 미유키의 방입니다.
 
구조는 바뀐 것이 없지만 미유키가 없는 틈을 타 그의 흔적들을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겠어요.
 
그가 왜 저런 상태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죠.
 
책상침대창문 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시미즈 카나메:... (창문부터 살핀다. 저택 안도 이 난리니, 이전부터 이상한 것이 보였던 창 밖은 말할 것도 없을 것 같지만.)
 
미유키가 뛰쳐나가기 전 보았던 손바닥이 찍혔던 창문은, 지금은 깨끗합니다.
 
그게 그새 닦였을 리가 없는데...
 
당신도 미유키처럼 이상해지기라도 한 걸까요?
 
가까이 다가가 살펴봐도 괜찮겠네요.
 
시미즈 카나메:(사회인이란 누구든지 반쯤 돌아 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 가까이 다가가 살펴본다.)
 
밖에 비바람이 몰아치니....어쩌면 빗물에 씻겨내려갔을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을 했을수도 있겠습니다.
 
손바닥이 찍혔던 부분을 살피려 창문에 다가가면.,
 
여자의 혀가 당신의 눈알에 닿기 그 직전에,
 
얼굴은 사라집니다.
 
시미즈 카나메:(왜 하필 혀... ... ... ...)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음으로 책상을 본다.)
 
아까와 같이, 먼지가 가득 쌓여있고 무엇 하나 올려져있는게 없는 휑한 책상입니다.
 
열려 있던 첫번쨰, 세 번째 서랍은 아까 살펴봤었지만...
 
잠겨있던 두번째 서랍은 보지 못했었죠.
 
살펴보나요?
 
시미즈 카나메:... 사생활까지 건드리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살핀다.)
 
시미즈 카나메: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집 책상은 이 저택을 만들 때 같이 들여온 것인지 고급이긴 하지만 낡기도 꽤나 낡았습니다.
 
그래서인지...당신이 힘을 좀만 쓰자 "꽈직" 하는 소리와 함께 힘없이 열리네요.
 
안에는 종이 뭉치들이 한가득 들어있습니다.
 
시미즈 카나메:(약하군)
(살펴본다.)
 
꺼내서 살펴보면,
 
같은 말들이 그 위로는 줄이 죽죽 그어진 채로 종이 위에 존재합니다.
 
미유키가 당신에게 부친 편지의 초안들인 듯 하네요.
 
당신에게 부쳤던 것은 애써 잘 정제한 마지막 편지였던 것 같군요.
 
쓰레기통도 아니고 이곳에 들어있는 이유는....그가 감시받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시미즈 카나메:... (아직 어린애군.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쳤다가 만다. 확실히 이런 기괴한 상황이라면, 과거의 인연이라도 매달리고 싶을 법 하니까.)
(이외에는?)
 
...그 외는 텅 비어있습니다. 부러진 연필조각만 종이더미 사이에서 굴러떨어질 뿐입니다.
 
시미즈 카나메:(그렇군... 마지막으로 침대를 본다.)
 
아까 전까지 미유키가 누워있던 침대입니다.
 
분명 깨끗했었는데...어째선지 지금은 온통 피투성이군요.
 
어디서 피가 흘러나온 거지?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불 밑에서 무언가 꿀럭, 꿀럭 하며 튀어나오려는 시늉을 하다가…
 
천천히 가라앉습니다.
 
...뭐죠 저건…?
 
시미즈 카나메:... (이불 밑을 확 들춰본다.)
 
시미즈 카나메: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시 덮는다.) 여기에 있을리는 없나. (방 밖으로 나가... 아버지의 방으로 향한다.)
 
...뭐였던 걸까요, 방금 본 건.
 
미유키의 말못할 비밀?
 
...뭐가 되었건. 별로 연관되고 싶은 것은 아닐 겁니다.
 
시미즈 카나메:(이 집에 일어나는 괴이 현상의 일환이겠지 싶음)
 
당신은 미유키의 방을 나와 아버지의 방으로 향합니다.
 
문을 열어 살펴보려고 하면...
 
...? 잠겨 있습니다.
 
시미즈 카나메:(평소에도 문을 잠그고 주무셨던가. 혹시 모르니 노크를 한다.) 계십니까.
 
노크를 하고 잠시 기다리면, 문이 열리고 아버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타카나시 쇼:...뭐냐? 이 한밤중에. 자지 않고.
 
시미즈 카나메:(깍듯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가,) 저택이 좀 이상해서 말입니다. ...도련님도 보이지 않고요. 아버지께서는 무탈하십니까?
 
타카나시 쇼:음.(턱 문지르며) 무탈하고 말고. 잠이 안 와 앉아서 책이나 보고 있던 참이다. 아무래도 내일 일이 일이니 말이지. 이 나이가 되니 쓸데없이 감상이 차오르더구나. 참 안 어울리는 일이다만.
어쨌든, 저택이 이상하다고? 이상할 게 뭐 있겠느냐? 아랫것들이 준비를 하느라 소란스러운가 보지.
쯔쯔, 밤이 되기 전에 완전히 준비해 두라 했건만, 이 시간까지 소란을 피워서야... 기강을 잡아야겠군. (그리 말하는 얼굴은 피곤하고 매우 노쇠해 보이나, 눈빛이 서슬 퍼렇습니다)
미유키는 내버려 두거라. 그놈이 어련히 알아서 자러 들어가겠거니. 내일이면 그놈도 본인 위치를 깨닫고 정신머리를 좀 차리겠지. 너도 그만 들어가라.
 
시미즈 카나메:(이제껏 본 것까지 모두 "아랫것"이라고 칭할 수 있다면, 조직의 어둠이 못 본 사이 정말 깊어졌다고 할 수 있겠는데.) ... (고민하다가) ...그다지 대단한 소란은 아니었습니다. 번거로이 으름장을 놓을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그리고...
예, 제가 잔걱정이 너무 많았던 모양입니다. 오랜만에 저택에 오니 과거의 감상에 젖어서 그만. 도련님은 이제 절 따라다니던 어린아이가 아닌데 말입니다. (내용과 달리 눈빛이며 표정은 차분히 가라앉은 채로,) 들어가서 쉬겠습니다. 야밤에 성가시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타카나시 쇼:음, 그래. (끄덕 하곤) 너무 늦게까지 일어나 있지 마라.
 
그리 말하며 등돌려 문을 닫는 아버지의 모습 사이로...
 
무언가 언뜻 보입니다.
 
시미즈 카나메: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행깎합니다)
 
▶:행운 2를 소비하여 해당 다이스 성공판정합니다.
카나메 행운 -2 해주세요!
 
아버지 침대맡에 무언가 반짝, 하고 눈에 띕니다.
 
순간적으로 본 것이라 어떤 물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높이 30cm정도에 지름은 그보다 약간 작고,
 
볼록한 앞부분에 신기한 소켓 세 개가 이등변 삼각형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는,
 
빛나는 원통...이었습니다.
 
어디다 쓰는 물건이었떤 걸까요?
 
시미즈 카나메:...? (흘긋 보고 지나친다. 이상한 물건이군...)
...남은 건 응접실인가. (아버지께는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제 와서 자러 들어가기에는 저택을 쥐 잡듯 뒤진 시간이 아깝다. 응접실로 향해 문을 열어본다.)
 
뭐, 굳이 닫힌 문을 다시 두드려 그게 뭐냐고 물어볼 필욘 느껴지지 않는군요.
 
당신은 다시금 응접실로 향합니다.
 
응접실의 문은, 아까와 같이 굳게 닫혀있습니다.
 
문고리를 몇번인가 더 돌려봐도 딱히 열릴 기미는 보이지 않는군요...
 
시미즈 카나메:(혹시 모르니 노크를 하고,) 계십니까.
 
...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려 오지 않습니다.
 
...역시 사용인 방에서 열쇠를 가져와야 하나?
 
시미즈 카나메:... ... (도둑 고양이마냥 방을 뒤지는 것은 내키지 않지만,) ... 열쇠를 찾아와야겠군. (다시 사용인 방으로.)

 
사용인들의 방은, 아까와 같이 쥐죽은 듯이 고요합니다.
 
모두 자고 있는 듯 해요.
 
열쇠가 있는 곳은...저기 한참 안쪽이군요.
 
소리를 낸다면 아까처럼 하녀장에게 방까지 데려가질지도 모르겠네요.
 
조심히 움직여 열쇠를 가져와보도록 합시다.
 
시미즈 카나메:
은밀행동
기준치: 70/35/14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조심조심 방을 가로질러 벽에 걸려있는 열쇠 꾸러미를 집어듭니다.
 
이 저택 곳곳의 문은 이것만 있으면 웬만하면 다 열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나갈때도 왔을때처럼 조용히 나가보도록 할까요...
 
시미즈 카나메:
은밀행동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 (나갈땐 그냥 당당히 나감.)
 
...낡은 나뭇바닥이 당신의 무게가 실리자 척추를 긁는듯한 소리를 냅니다
 
이런, 문 거의 앞까지 다 왔는데....
 
그리고 당신의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하녀장:....(한숨) 카나메 님?
 
시미즈 카나메:... (잠깐 침묵) ...
(그리고 굉장히 또렷한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바깥 생활이 너무 고되었던 나머지 몽유병이.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지요. (다시는 여기 안 올 거니까. 그리고 그대로 나간다.)
 
하녀장:(슥 나가려던 당신 앞에 서서) 저런, 그러셨던가요? 저희가 그걸 미처 파악하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이 저택의 하녀장으로써 부끄러울 따름이군요.
방까지 다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같이 가시죠. (내리깐 눈으로 당신 슥 보며 앞장섭니다)
 
시미즈 카나메:... ...
아뇨. 저는 이제부터 제 손으로. 직접 만든. 야식을 먹을 생각이라. (거절해본다...)
 
...거의 다 끝났는데 설마 막판에 걸릴줄이야.
 
일단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해보려고 한다면.
 
시미즈 카나메:(아)
(하...)
설득
기준치: 40/20/8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의 말에 앞장서던 하녀장이 당신을 지긋...하게 보더니.
 
하녀장:.....(한숨 쉬며) 간단히 요깃거리가 될 만한 것들은 부엌 찬장에 있으니 그걸 드시면 될 겁니다.
사용하시고 빈 접시는 안 가져다 두셔도 됩니다. 내일 사용인더러 회수하라 하죠. 그럼.... 너무 늦게 주무시진 마십시오.
(문 닫고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시미즈 카나메:예.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들어갈 때까지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가... 식당이 아닌 응접실로 향한다. 그리고 열쇠를 사용한다.)
 
식당은 무슨. 그 벌레 소굴로 다시 갈 리가요.
 
당신은 응접실로 향합니다.
 
열쇠 꾸러미 사이에서 응접실 열쇠를 찾아 손잡이에 넣어 돌리면...
 
딸깍. 하는 잠금쇠가 풀리는 소리가 납니다.
 
지금이라면 들어갈 수 있겠어요.
 
시미즈 카나메:(들어간다.)

 
무거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것은 어둠이 덮인 응접실입니다.
 
어렸을 때는 이곳에서 숨바꼭질을 하고는 했었지요.
 
혹시 그 때처럼 미유키가 여기 숨어있을 리는...없나.
 
문도 잠겨있었고 말이죠.
 
시미즈 카나메:(숨바꼭질이라... 그 때는 꼬맹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으니 발견하기 어렵지 않을 줄 알았는데. 혹시 모르니 한 번 불러 본다.) 도련님?
 
어둠 속을 빙 둘러보면,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외에는 나무 상자서랍 등이 있네요.
 
시미즈 카나메:... ... (한숨을 푹 쉰다. 신경쓰지 않으려 해도...)
... (장식장 위의 무언가를 살펴본다.)
 
유리로 된 상자 안에 있는, 검이 보입니다.
 
사진
 
검의 몸체에서 빛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 형태는 일본도이며,
 
새까만 몸체에 빨간 끈이 장식되어 있는 것이 제법 멋스럽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손잡이 부분에 새카만 보석 하나가 박혀 있다는 것입니다.
 
상자는 잠겨 있습니다.
 
힘을 주면 열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시미즈 카나메:... ... (굳이 열어야 하나... ... ... ... 딱 봐도 저주받은 검 같은데.)
(일단 다른것부터 본다. 상자부터.)
 
검은색으로 칠해진 고급스러운 나무 상자입니다.
 
상자는 잠겨 있습니다.
 
시미즈 카나메:(무턱대고 열어보기 전에 서랍 까지 본다.)
 
검은색으로 칠해진 고급스러운 나무 서랍입니다.
 
...이놈의 집구석은 뭐 하나 밝은 색인 게 없군요.
 
뭐 이런 집에서 당신은 10년이나 살았지만요.
 
서랍들은 잠긴 것 없이 열립니다.
 
첫 번째 서랍에는 말린 토끼 발더미가,
 
두 번째 서랍에는 무언가의 촉수가,
 
세 번째 서랍에는 어떤 문장이 새겨진 석판 하나가 있습니다.
 
시미즈 카나메:(저도 밝은 색 없습니다... 아?)
...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 다시 상자 에 시선을 둔다. 이걸 열어볼 수는 없을까?)
 
시미즈 카나메: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보기엔 고급스럽지만 이것 역시 낡아서일까요?
 
힘을 좀 주자....이음매 걸쇄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며 상자가 열립니다.
 
안에는 새카만 보석 수십 개가 들어 있습니다.
 
저기 칼에 박혀 있는 것과 비슷하게 생겼네요.
 
시미즈 카나메:... 대체... (저택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해보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다.) ... 결국 남은 단서는 저 검 뿐인가.
(한눈에 봐도 건들면 안 될 것 같은 모습이지만... 어쩔 수 없지. 검이 든 상자도 열어보기로 한다.)
 
시미즈 카나메: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열쇠가 없으므로, 힘주어 유리 상자를 열어보려 하면...
 
우드득, 하고 자물쇠의 이음매를 부숴버리는 순간,
 
유리상자가 깨지고 검이 당신의 발치 아래로 떨어집니다.
 
바닥에 온통 유리조각이 흩어지고, 그 사이에서 검의 붉은 빛이 스멀스멀 그 밝기를 더합니다.
 
마치 당신더러 자길 집으라고 하는 듯.
 
검을 집나요, 카나메?
 
시미즈 카나메:... (주위에 장갑 없습니까?)
 
시미즈 카나메:
기준치: 33/16/6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 ... ... ... ... ...
(잠깐 이 검을 잡는 것과 도련님을 찾는 것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민하기로 함)
 
...장갑은 커녕, 손수건 같은 것도 안 보이는군요.
 
...그냥 당신 옷으로 싸서 들고 나가는게 빠를 것 같은데요.
 
시미즈 카나메:...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자켓을 벗고, 검을 감싸들어 살핀다.)
 
당신이 조심스레 검을 감싸들어 잡은 순간,
 
당신의 몸을 어떤 기운이 휩싸고 돕니다.

 

 

 
그건…이때까지 엿보았던 것들을 마주할 때와 유사한 감각이지만,
 
그것의 상위 호환….그것들과는 비교도 안 돼요.
 
당연하죠, 이건 '제일 진실에 근접한 것'인걸요.
 
그런 이름들이 머릿속에 스쳐 가면서…
 
제대로 이해도 못 하는 이름들이지만, 당신은 어떤, 접근해선 안 되는 세계에 접근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그와 동시에, 인간을 넘어선 기분도요.
 
시미즈 카나메: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신이 흔들리는 순간,
 
기억 깊숙한 곳에서 잊고 있던 것이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이것은 어릴 때의 경험,
 
아버지가 지나가듯 흘렸던 말.
 
타카나시 쇼:카나메, 이 세계에는 더 거대한 진실이 있단다.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자에게만 왕관의 무게가 넘어가지.
 
그리 말하며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던 아버지의 손길은...어쩐지 마냥 다정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째서 이런 것이 지금에서야 떠오르는 걸까요?
 
잠시 비틀거리며 정신을 갈무리하면...눈앞에서 어른거리던 기억은 금세 흩어져 버립니다.
 
....이 칼. 이 칼은 대체 뭘까요?
 
시미즈 카나메: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게 무엇일지, 이게 다 무슨 일들인지...
 
하나도 감이 잡히지 않아요.
 
아니, 오히려 감히 짐작할 수야 있겠습니까?
 
시미즈 카나메:(이해하려고 했다간 미쳐버릴 것 같다. 그 정도의 불안감이.)
 
어쩐지 이 모든게 두렵기만 합니다.
 
저택 밖을 기어다니는 괴생물체들, 사람보다 큰 벌레들, 사라진 미유키....
 
이 음울한 저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저 혼란에 차 있던 그때.

 

 

 
이거, 분명 로비 쪽이에요!
 
시미즈 카나메:... (검을 자켓에 둘둘 말아 쥐고 - 물론, 그럴 정신이 있다면. - 로비 쪽으로 나간다.)
 
로비로 나간 당신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그리고…
 
그의 주위에는 온통, 당신이 생전 처음 보는 생물들로 가득합니다.

 
까마귀 같기도, 두더지 같기도, 독수리 같기도,
 
개미 같기도, 인간의 썩은 시체 같기도 했지만 그것만은 아니며,
 
상기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될 형체의 생물들이…마치 아버지를 섬기듯이 바라보는군요.
 
저 생물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시미즈 카나메:
SAN Roll
기준치: 42/21/8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버지는 당신의 기척에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이윽고 당신의 손에 있는 검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검을 본 그는 미유키를 바닥에 팽개치고는 당신에게로 다가옵니다.
 
타카나시 쇼:어디다 검을 뒀나 했더니.(혀 쯧 차며)
 
시미즈 카나메:이거... 뭡니까?
 
타카나시 쇼:(그 말엔 굳이 답할 필요 없다 느꼈는지 영 딴 소릴 합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 않느냐. 카나메. 자식새끼 키워 봤자 소용이 없다는 게 말이다.
이 꼴을 본 이상 살려둘 수는 없지.
형식상으로나마 내일까진 기다리려 했다만 별 수 있나. …애초에, 자식한테 뭔갈 물려준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어. 수명에 패배한 인간들의 임시 대책이야.
 
도통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을 잇던 아버지가 천천히 무감정한 뱀과 같은 눈으로 당신을 보며 말합니다.
 
타카나시 쇼:너희는 그만 사라지거라. 아버지가 다 알아서 하마.
뭐가 좋은 일일지는, 부모가 제일 잘 알지, 그렇지 않니.
 
이어서 그는 손가락을 튕깁니다.
 
하지만 그 순간 당신의 눈 앞에 무언가 비칩니다.
 
아, 갈색 머리의 소녀입니다.
 
잠옷바람에, 긴 갈발을 온통 산발하고는,
 
당신 주위를 즐겁다는 듯 뛰어다니는....
 
소녀는 외칩니다.
 
그리고 당신은 불현듯 깨닫습니다.
 
손에 쥔 검의 능력, 당신이 얻은...당신의 힘!
 
▶:광기 폭풍의 언덕에 걸리지 않은 당신은, 검무기능을 기능수치 50%로 획득하게 됩니다.
 
칼을 휘둘러요, 당신의 적을 처단해요!
 
지금의 당신에겐 그러한 힘이 있으니까!
 
시미즈 카나메:... 도통 이해할 수가 없군요. 당신의 우스운 꼴도, 기이한 저택도, 그리고... (검을 흘긋 내려본다.) 이것도.
정말이지... 이 저택에 오면 휘둘리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야 어릴 때와 하등 달라진 게 없지 않습니까.
저는 여기 ... 모든 것을 끊어내러 왔는데도요. (그러니 검을 휘두른다. 힘에 취하거나 처단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벗어나고 싶다. 이 저택의, 조직의, ...과거의 그림자에서.)
검무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휘두른 칼이, 공중을 일직선으로 그어내립니다.
 
어떤 권능도 부여받지 못했음에도,
 
신화의 세계를 살아가는 생물들이나, 감춰진 진실에는 도달하지 못했음에도,
 
당신은 베어낼 수 있습니다.
 
당연하죠, 왜냐하면,
 
당신은 인간이고,
 
인간은 유사 이래로, 자신을 위협하는 것들에 맞서 싸워왔습니다.
 
지금이라고 못 할 거, 뭐 있겠어요?
 
당신은 미치지 않고서, 버텨냈습니다.
 
괴생물체들의 시체 사이로, 당신을 망연하게 쳐다보는 아버지가 보이고,
 
곧이어 빗소리가 들리더니,
 
저택 전체를 폭풍이 강타하기 시작합니다.

 
창문이 깨져 비바람이 들이치고,
 
당신의 머리칼을 쓸어올리는 강풍…
 
세찬 바람은 본능적인 두려움을 불러일으키지만,
 
그런 건 지금 문제되지 않습니다.
 
성취감이 온 몸을 감싸안음과 동시에, 당신은 깨닫습니다.
 
당신이 검을 들고 이 난장 한가운데 우뚝 서 있으면,
 
저기 뒤에서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는 형체가 보입니다.
 
미유키입니다.
 
미유키:(쿨럭거리면서 몸 일으켜서는 힘겹게 고개 들어, 당신 보고...) .....형?
 
시미즈 카나메:... (거추장스럽게 휘날리는 젖은 머리카락을 대충 쓸어넘기고는,) ...지금까지 어디에 계셨습니까?
 
미유키:(머리가 아픈지 이마께 부여잡곤 눈 찡그리더니) ...분명, 방을 뛰쳐나가서....1층이며 2층이며, 돌아다니다가....
안되겠어요. 잘 기억이 안 나.... 정신차려보니 아버지에게 목이 잡혀 있었고....아.
아버지는...? (불안하게 주변 둘러보며 찾습니다)
 
시미즈 카나메:... 잘 모르겠지만, (대충 훑어본다.) 난장판을 만들어 놨으니 적당히 사리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그제야 주변을 돌아 보면, 저만치 떨어져 주저앉아 당신을 향해 떨리는 손으로 삿대질을 하고 있는 아버지가 보입니다.
 
타카나시 쇼:너...너,네가 그 검을. 어떻게...!
캐서린...!너, 날 버린 거냐...!!
 
시미즈 카나메:검한테 이름을 지어주는 취미도 있었습니까? 그것도 그런 소녀의 이름을. (누구에게 말하는지는 알 것 같지만, 부러 눈 앞에 희끗희끗 비치던 형체의 존재는 모른척하면서.) 괴상한 물건을 모으는 것만큼이나 음습한 취미십니다.
당신이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라면, 또 이해도 안 되는 해괴한 이유로 우리를 처리하고자 했다면... 저도 더는 당신에게 예의를 갖출 필요가 없겠지요.
이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검을 흘긋 본다.) 어쨌든 제 손 안에 있고... 저는 지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사고에 도달한 참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는 당신이 무어라 하든 들리지 않는듯 눈을 부릅뜨고 부들부들 떨더니....
 
타카나시 쇼:...이럴 순 없다, 이럴 순 없어...! 내 목표는, 내 계획은...!
으...으아아아아아!!!! (발악하듯 벌떡 일어나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시미즈 카나메:(무기를 소지하고 있는가?)
 
그는 맨몸뚱이로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그리고 당신은...이 정체 모를 칼을 들고 있죠.
 
시미즈 카나메:...
(검을 휘두르지 않으면 타개 불가능한 상황인가? 호신술로 제압할 수 있을까?)
 
시미즈 카나메:
근접전(호신술)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검무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달려드는 아버지를 손으로 제압해 보려 했으나...
 
당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고깃덩어리가 꿰뚫리는 소리와 함께...
 
아버지가 움직임을 멈춥니다.
 
검의 입장에서는 이미 버린 주인이기 때문일까요?
 
당신이 뻗은 칼 끝에서 그의 몸뚱아리가 대리석 바닥에 저항없이 엎어지고...
 
주변에 남아있던 짐승들이 길게 하늘을 향해 울더니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일련의 모습들을 미유키는 당신 뒤에서 지켜보다...입을 엽니다.
 
미유키:...형. 형 잘못이 아니에요.
뿌린대로 거둔거지. (무감한 눈으로 아버지(전)의 시체 내려다봅니다.)
 
시미즈 카나메:... ... (식어가는 붉은 덩어리를 한 번, 검을 쥔 손을 한 번 바라보고는... 짓씹듯이 욕설을 뱉으며 검을 내던진다. 습관처럼 안경을 벗고 마른 세수를 하면, 척척하게 젖은 붉은 손이 낯짝을 물들인다.) ... 아뇨.
제가 실수했습니다. 제압만 하려고 했는데.
 
미유키:(아버지의 시체를 보다, 붉게 젖어들어가는 카나메의 얼굴에 시선 옮기곤) ...글쎄, 그걸 들고 있는 이상, 멀쩡히 제압만 하는 것도 힘든 일이겠죠.
(그리고 푹 젖어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며 시야 가리는 머리카락 조금 넘기고는) 아까까지 머릿속에서 계속 속닥이던 소리가, 지금은 아주 개운해....아마, 형이 그 칼을 쥐었기 때문이겠지. 하,하하. 참....이렇게 쉽게 떨어져 나갈 거였으면, 지금껏 괴롭혀 온 건 뭐였는지...(조금 허탈하게 웃다가)
 
그가 조소하는 듯 한 웃음을 곧내 가라앉히고 아까보단 맑아진 듯한 눈으로 당신을 똑바로 쳐다봅니다.
 
미유키:형. 그걸 쥔 이상 원래대로 돌아갈 순 없어요. 내가 말했죠. 외면할 수 없을거라고. 결국은 마주봐야만 할 거라고...
그래도, 그래도 가고싶으면....내가 마지막으로 선택권을 줄게.
이대로....(저택 너머 울창한 소나무숲을 가리키며) 저 밖으로 도망가던지. 그 칼의 무게를 오롯이 떠안을지.
선택해요.
 
시미즈 카나메:... ... 처음부터 거들떠도 보는 게 아니었습니다, 이런 것. (한숨을 푹 쉰다. 폭풍우 치는 날씨가 제 머릿속까지 뒤흔드는 것 같다.) ... 제가,
...저택을 떠난다고 하면, ... 알려주십시오, 미유키. 지금의 당신은 정상인 것 같고, 어릴 때부터 저보단 머리가 좋았으니까. (표정 없는 얼굴로, 입으로만 하하. 웃는 소리를 내면서.)
... 이 검으로부터, 과거로부터, ...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는 할까요?
(벗었던 안경을 다시 쓴다. 빗방울이 사정없이 들이친 안경알은 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리다. 기실, 폭풍우 치는 날씨가 아니었더라도 눈 앞이 먹먹한 것은 마찬가지였을것이다.) ...저택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내쳐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내 손으로 끊어냈다고 생각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평범한 삶이 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어떤 평범한 사람이, 아버지를 죽입니까? ...
 
흐린 눈 앞으로 검은 인영이 다가옵니다.
 
그리고....가만히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미유키:....형, 형은 원래부터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어요, 내겐 항상 특별한 사람이었으니까. 이제 와서 새삼 그건 달라질 것도 없지.
도망쳐도 괜찮아요. 하지만...
적어도, 형이 이걸 끊어내지 않고 떠안는다면...내가 옆에 있을게.
형이 나에게 중요(要)한 것처럼, 형의 삶을, 형의 행복(幸)을 위해서라면...내(倖)가 옆에서 도와줄 테니까....
가지 마요. 응?
 
시미즈 카나메:... (어쩌면, 함께 저택을 나갈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나가서, 각자의 삶을 살면서, 거리에서 마주치면 남인듯 스쳐 지나가는. ...어쩌면 가벼운 눈인사 정도는 주고받을 수도 있는 일상을.)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 묻겠습니다.
당신을 지독한 비일상 속에 남겨두고 갈 생각이었던, 제가 할 말은 아닙니다만...
이런 비도덕적이고 비상식적인, 비일상 속에서 ... 정말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검은 인영이, 안경에 내리는 빗줄기를 따라 일렁인다. 잿빛이 흘러내린다. 그러다 그 사이로, 어린 네가 비쳤다. 그 때에는 어땠던가. 행복했던가...)
(적어도 그땐 늘 웃고 있었으니 ... ... 아마도.) ...듣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대답.
(바닥에 놓인 검을 주워든다. 애먼 사람이 주우면 곤란하므로.) 빗줄기가 찹니다. 들어갈까요, 미유키. 비록 창문은 다 깨졌지만.
 
앞은 여즉 뿌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왜일까요. 마주한 그가 웃고있을거란 확신이 드는 건.
 
당신과 미유키는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돌아갑니다.
 
문을 닫고, 창문을 걸어 잠궈요.
 
...아, 다 깨져버렸던가요? 뭐 어떻습니까.
 
저 밖에선 비와 바람이 세차게 몸을 때리고, 듣도 보도 못했던 생물들이 길게 울부짖는 소리가 먼 숲에서부터 들려오지만ㅡ
 
귀를 막고 눈을 감으면 그만이에요.
 
카나메 생환, 미유키 생환.
 
01:33
 
...
 
..
 
.
 
.
 
..
 
..
 
그런데,
 
그런데 말이에요,
 
이렇게 이야기를 끝내자니, 뭔가 좀 아쉽지 않나요?
 
기껏 해냈잖아요.
 
기껏 괴물들도 물리쳤는데...그거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비록 덤으로 따라온 건 그닥 반가운 건 아니었지만서두요?
 
그런 당신을 위한,

 

 

 
자, 우선, 유리카부터!
 
유리카:뭐, 이렇게 돼서…잘 된 건가? 도통 모르겠네. 너는 좀 적응이 돼?
어우, 너무 짧은 시간이었잖아.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고.
참, 걔는 어쩌고 있어?
아, 왜 그런 표정이야, 지금 ‘걔’라면 뻔하잖아. 당연히…
 
다음, 칸나!
 
칸나:아버지는 통 안 보이셔. 어떻게 되셨는지 영.
그래도 다행이다, 적절하게 다음 대를 맡을 인재가 있어서.
왠지 다들, 걔한테 거부감도 안 느끼는 것 같고.
이상하지? 원래 네가 맡을 거였잖아.
그런데 너도, 우리도, 그냥 당연하게, 그게 원래 걔의 자리였다는 듯이…왜지? 역시….
 
다음, 미야시타!
 
미야시타:으아, 정신 없어!
너도지?! 다른 애들은 완전 우리만 부려먹고 있다니까?! 이거 항의해야 해.
참, 나 말할 거 있었어. 폭풍우 치던 그 밤 있잖아! 아버지 사라지신 밤!
나 사실 그 날에 복도에서, 돌아다니는, 놀라운 걸 봤는데! 뭐였는 줄 알아?!
 
다음, 아야노!
 
아야노:나아는…어쩌든 상관 없어어…다들 왜 이렇게 호들갑인 거야.
‘머리’ 아닌 애들한테는 이러나 저러나 똑같다구우…
다아음에 우리가 저택에 올 때는, 좋은 침대나 구비해달라고 전해 줘….
 
다음, 치즈루!
 
치즈루:웃겨. 이건 분명히 음모야. 아버지가 이런 식으로 사라지실 리가 없어.
그 분의 책임감이 어느 정도였는 지, 알기나 해?
그 교활한 애가 술수를 쓴 거야. 이거 봐, 너도 멍하니…원래 네 자리였는데도!
내가 언젠간, 밝혀낼 거야.
 
다음, 쿄카!
 
쿄카:모모카? 무슨 상관이야. 그 년이 줄곧 붙어 다니면서 나 괴롭힌 게 얼마 정도인지 알아?
안 죽어 있었으면 내가 죽였을 거라고.
그나저나, 진짜 계승식 준비는 잘 돼 가? 우리 다음 ‘머리’신…
 
와,
 
다들 누구 하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네요.
 
저 말들 다음에 올 이름 하나, 궁금하지 않나요?
 
사실 별로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알잖아요. 누구 얘길지.
 
유리카:카나메 말야!
 
칸나:카나메의…인덕이라는 걸까?
 
미야시타:카나메였어!
 
아야노:카나메한테.
 
치즈루:카나메가 무슨 짓을 했는지!
 
쿄카:카나메를 위한 거잖아!
 
당신 얘기죠!
 
아차, 한 명 빼먹을 뻔 했군.
 
다음, 미유키!

 
미유키:들었어요? 다들 형만 찾더라고. 형 이름을 안 말하면 대화를 못 하기라도 하는지, 귀에 못이 다 박힐 것 같더라니까, 후후후… 언제부터 그리들 신경을 쓰셨는지.
어때요? 유명인사 된 기분은?
 
당신 옆에서 나란히 걸으며 그가 작게 웃습니다.
 
시미즈 카나메:... ... ... ... (째려봄)
 
그 날로부터 벌써 한 달,
 
박살난 저택을 수리하고, 저택 구석구석에 드리운 아버지의 흔적을 지워내는 데만도 한참이 걸렸습니다.
 
단 하나, 당신 허리춤의 검을 제외하고요.
 
검이 당신에게 가서인지, 이후 미유키는 지금껏 시달리던 검의 유령에게서 벗어나 빠른 속도로 회복했습니다.
 
예전처럼 부드럽게 웃어보이는 그를 보다 보면 내심 안심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그렇게 비장했던 것 치곤... 이렇게 평화로운 일상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시미즈 카나메:(좋아 보이는군...) ...거듭 말씀드리지만, 별로 머리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닙니다. 그건 옛날 일이죠.
저택에 남겠다고 했을 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됐는지... 바빠 죽을 것 같습니다. 말단 회사원일 때가 차라리 낫군요.
... (한숨,) 지금도 이렇게 수다 떨 시간이 없습니다. 가죠, ...미유키.
 
미유키:아하하, 그래서 옆에서 계속 도와주고 있잖아요. 나도 놀랐지 뭐야, 이렇게 처리할 일이 많을 줄은. 치즈루가 들쑤셔 놓는 것도 갈무리해야 하고...(언제 한번 제대로 처리해야겠단 듯 턱 매만집니다)
뭐....그때 일을 다시 떠올려보면 의문 뿐이네요 새삼. 그땐 아버지가 대체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어 미칠 지경이었는데...아, 실제로도 미쳤었지만. (듣는 입장에선 웃을 수가 없는 말에 혼자 푸스스 웃고는) 지금은 딱히 상관 없다 싶고.
역시 다 끝난 일이라 그런가? 형은 어때요?
(옆에서 기모노 소매에 팔 끼우고 보폭 맞춰 느긋한 걸음으로 따라갑니다)
 
시미즈 카나메:저는... (너를 한 번, 검을 한 번 봤다가...)
(한숨을 푹 쉰다.) 쉬고 싶군요. 대충 마무리하고 나면, 머리 쓰는 일은 전부 맡길 거니까 그리 아십시오.
 
미유키:(그 말 듣자 갑자기 걱정스런 얼굴로)형, 피곤해요? 이런, 내가 미처 눈치를 못 채서... 안되겠다. 행사 좀 미룰까요?
 
시미즈 카나메:... ... ... (흘긋...) ... ... ...
... 됐습니다. 꼭 해야 하는 일을 미루고 싶지는 않고요. (왜 이게 내 일이 됐는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너무 무르게 굴지 마십쇼, 미유키. (마음 약해집니다.)
 
미유키:(그 말에, 걱정스럽지만 좀 어쩔수없단 얼굴로) 음....형이 그렇다면야.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정 피곤하면, 끝나는 대로 각종 허례허식은 싹 치울 테니까. 언제든 말 하고.(후후...하고 웃습니다)
음? 내가요? 물러? (고개 기울입니다...)
 
시미즈 카나메:예. (지긋이 보다가 뺨 쫙. 늘린다.) 아주 물렁물렁하군요.
 
미유키:아야야~(볼 좝....잡아당겨집니다) 참...나 일처리 칼같은거 알면서 그래요.
 
시미즈 카나메:... (할 말 없음) ... 갈까요.
 
미유키:(볼 놔지고는 좀 문질문질 하며 웃는얼굴로) 응. 형. (^      +)
 
그렇게 둘은 담소를 하며 넓따란 저택의 정원을 걷습니다.

 
폭풍우가 지나가고 난 저택 근처의 풍경은 꽤나 아름답군요.
 
데이트에 좋다고 하던가요?
 
여튼, 저택 내를 빙 둘러본 두사람은 다시금 현관 앞에 섭니다.
 
당신 옆에 선 미유키가 옷매무새를 갈무리하곤 당신을 봅니다.
 
미유키:시간 다 됐어요, 형. 준비는 됐죠?
 
시미즈 카나메:예. (아마도.)
 
미유키:(작게 웃으며) 그럼 가볼까요?
 
그 말과 함께 미유키는 당신의 앞에 놓인 문을 열어젖힙니다.

 

 

 
문 안으로는,
 
당신을 맞이하는 여섯 명의 형제들,
 
그리고 조직원들.
 
화려한 의식의 자리에서, 모두가 당신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립니다.
 
그래요, 오늘은 당신의 계승식.
 
왕관이 주인을 찾아가듯, 저택은 조직을 이끌 사람을 다시 집으로 이끌고….
 
모두가 당신을 우러러보고 있어요.
 
당신에게 경의를 표하는 사람들을 지나면, 술잔이 당신을 기다립니다.
 
계승받기 위해서는, 잔을 나누어야 하죠.
 
그 의식의 일부, 계승받는 사람의 손에 들려지는 술잔.
 
당신이 선택받았다는 증거.
 
원래대로라면 아버지와 같이 진행했어야 하는 계승식이지만,
 
의식을 같이 진행할 전대 ‘머리’는 없으니,
 
미유키술
 
미유키가 술잔을 채우고,
 
카나메술
 
곧, 손 위로 올라오는 지배자의 무게.
 
하나, 둘, 셋, 숨을 들이쉬고 들이킬까요.
 
이 권력, 이 지위, 어쩌면 헛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결국은 당신이 선택한 길.
 
나쁘지 않잖아요.
 
자, 그럼,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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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발...아름다워ㅠㅠㅠpc의 은혜는 하늘같아서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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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애착깜고형을 얻었습니다. 우헤헤헤ㅔ헷^__________+